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진현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웹툰 작가를 꿈꾸던 소년 공학의 세계로 다이빙!
중학교 시절까지 진현씨의 꿈은 웹툰 작가였다. 입시 미술을 준비하던 진현씨는 고1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고, 성적을 살려 교과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방향도 고민했다. 그래서 2학년 초반까지만 해도 학교 활동보다 내신 관리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공학 분야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의 방향도 조금씩 달라졌다. 본인이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며 프로그래밍과 공학에 깊이 빠져든 것. 이후 진현씨는 로봇·임베디드 시스템·AI 반도체·미래자동차 등으로 분야를 넓혀가며 탐구를 이어갔다. 교과에서 배운 개념도 프로젝트와 활동으로 확장해 구현해보고, 오류가 생기면 원인을 끝까지 파고들며 해결하는 과정을 즐겼다. 원리를 뜯어보며 공학의 재미를 찾아온 진현씨의 고교 생활을 들어봤다.
김진현
공학의 매력에 풍덩
진현씨는 처음부터 공학도를 꿈꾸진 않았다. 중학교 때까지 웹툰 작가를 희망하며 입시 미술을 준비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공학 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진로의 방향도 조금씩 바뀌었다.
“원래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서 중학교 때부터 입시 미술을 했어요. 그때는 청강대나 한예종 같은 대중예술 분야에 특화된 대학을 고려하기도 했고, 실무를 먼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근데 미술을 하면서도 게임 개발 같은 컴퓨터 분야가 멋있어 보여 공학에 관심은 있었죠. 그러다 〈정보〉〈프로그래밍〉을 배웠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코드를 입력했는데 결과가 바로 나오고, 상상한 게 실제로 구현되는 게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재밌다고만 생각했는데 점점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그 원리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또 수업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어떤 과정으로 움직이는지를 배우다 보니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현씨는 2학년 초반까지만 해도 교과전형을 고민하며 내신 관리에 집중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보며 한 분야만 좁게 공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탐구와 활동의 비중을 점점 넓혀갔다. 특히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다음 탐구와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처음 종합전형을 준비할 때는 솔직히 감이 잘 안 왔어요. 미술을 하다가 진로를 바꿔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해 활동을 하나 하더라도 ‘이걸 다음 과목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예를 들면 〈수학Ⅰ〉에서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를 탐구했는데, 이후에는 차량 서스펜션이나 감쇠 운동 쪽으로도 확장해봤어요. 〈화학Ⅰ〉에서 배운 개념이 실제 반도체 공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해서 관련 원리를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보기도 했고요. 이런 식으로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다음 과목의 탐구로 최대한 연결해보려 했습니다.”
오류를 해결하는 순간의 짜릿함
진현씨는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적용해보는 과정에서 공학에 대한 흥미를 더욱 키웠다. 특히 로봇·임베디드 시스템·AI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탐구를 이어갔다.
“2학년 때 동아리 박람회에서 배틀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로봇만 만든 게 아니라 관람하는 친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베팅 시스템까지 연결해서 체험형으로 준비했거든요. 근데 발표 시작 30분 전에 로봇 한 대가 갑자기 고장 난 거예요. 진짜 다들 말 그대로 ‘멘붕’이었죠. 그래도 최대한 침착하게 역할을 나눠 문제를 찾기 시작했어요. 한 친구는 회로를 확인하고, 다른 친구는 부품을 교체하고, 저는 계속 코드를 수정하면서 원인을 찾아봤어요. 그렇게 거의 발표 직전까지 붙잡고 있다가 5분 전에 겨우 정상적으로 작동됐는데, 그때 뿌듯함이 정말 컸어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고 하나씩 고쳐보는 과정에서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3학년 때는 모교인 호평고의 ‘꿈이룸 프로젝트’ 자율 탐구 활동에도 참여했다. 팀원과 함께 CCTV 영상 저장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라즈베리파이·카메라 모듈·클라우드 API를 활용한 영상 업로드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후에는 허스키렌즈와 아두이노·파이선을 활용해 손동작으로 음악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제작했다.
“꿈이룸 프로젝트는 공학 분야를 좋아하는 친구 세 명이 팀을 이뤄 진행했던 활동이었어요. 세 명의 관심 분야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주제를 고민하다가 라즈베리파이를 서버처럼 활용해 카메라 영상이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업로드되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구글 클라우드 API를 직접 발급받아 적용하는 과정이 처음이라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아요. 개인 활동으로 BMW 차량의 제스처 컨트롤 기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손동작으로 음악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제작했어요. 허스키렌즈에 손 모양을 학습시키고, 아두이노와 시리얼 통신으로 연결해 노트북의 뮤직 플레이어가 작동하도록 만든 거예요. 근데 센서 오류도 많고 인식이 계속 꼬여서 쉽지는 않았어요. 같은 손동작인데 다른 기능이 실행되거나 연결이 끊기는 등의 문제도 자주 생겼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검색도 많이 해보고 AI의 도움도 받아가면서 계속 수정했어요. 장비 불량 때문에 밤새 초기화하고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하면서 테스트했던 기억도 나요. 힘들긴 했지만 결국 원하는 대로 작동했을 때 만족감이 정말 컸어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진현씨는 여러 공학 분야를 탐구하며 각 분야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컴퓨터공학에 관심을 가졌지만 활동을 이어갈수록 기계·전기전자·반도체까지 함께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진학으로 이어졌다.
“로봇을 만들 때도 코딩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계나 전기전자 쪽도 알아야 했고, AI를 공부하다 보니 반도체에도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의 커리큘럼을 봤는데 기계·전기전자·소프트웨어를 함께 배운다는 거예요. 관심 있는 분야들이 다 들어가 있어 저와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1지망으로 희망했습니다.”
진현씨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정말 재미를 느끼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해보라고 강조했다.
“성적 때문에 불안할 때도 많고 남들이 하는 활동을 따라가게 되는 순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재미를 느끼는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제 길을 찾았어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스스로 궁금한 걸 끝까지 파고들다 보면 결국 방향이 생기거든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어요.”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