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인플레이션 지속시 금리인상 적절”

2026-05-21 13:00:19 게재

4월 FOMC 회의록 … ‘매파’ 색깔 강화

시장, 연내 금리인상 기정사실화 분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 다수가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26년 4월 29일 수요일 워싱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연방준비제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사진/클리프 오웬) 연합뉴스

중동전쟁발 고유가 장기화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경기 과열 우려가 맞물리며 연준 내 매파적(통화긴축선호) 색채가 한층 짙어졌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긴축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공개한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참석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지속해서 웃돌 경우 일정 수준의 통화정책 긴축이 적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록은 “상당수(many)의 참석자가 성명서에서 ‘완화편향(easing bias)’을 시사하는 문구 삭제를 선호했다”고 밝혀 연준 내부 균열이 예상보다 훨씬 컸음을 시사했다.

완화편향은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인상보다는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이를 삭제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은 연준 내부에서 이미 “금리 인하 전제를 없애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했음을 의미한다. 의사록에 명시된 ‘상당수(many)’라는 표현은 올해 투표권이 없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까지 이 의견에 동조했음을 보여준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해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로리 로건(댈러스) 등 지역 연은 총재 3명은 지난달 금리동결 결정에는 찬성하면서도 ‘추가 조정’과 같은 완화편향 문구가 포함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낸 바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들 3명 외에도 인플레이션이 현재처럼 2%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위원이 다수를 차지해, 추가 긴축이 회의 내에서 지배적 견해였음이 확인된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급등 여파로 3.8%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유가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은 연준이 금리인하 대신 이르면 올해 중 금리인상을 개시할 것이란 전망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채권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69%까지 치솟았고, 30년물 금리는 장중 5.2%를 터치하며 금융위기 직전 수준(5.1%)을 넘어섰다. 이 같은 장기금리 급등은 주택담보대출 및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금융시장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0.25%p 이상 인상할 확률을 약 50%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은 약 70%로 더 높게 반영 중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채권금리 상승이 ‘저금리 시대의 종말’과 증시 변곡점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채권시장의 경고음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면서도 낙관론에 기대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은 2007년보다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당시 60%에서 현재 120% 수준으로 급증해 금리상승 시 재정 부담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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