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 국제표준 눈앞에
비강제 국제기준 채택
2030년 강제기준 예정
국제해사기구(IMO)가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국제기준(Code) 마련에 성큼 다가섰다.
22일 해양수산부와 아비커스에 따르면 13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제111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비강제 국제기준이 채택됐다.
비강제 국제기준은 이행 의무를 갖는 강제코드가 아니지만 자율운항선박의 본격 도입에 앞서△성능 요건 △용어의 정의 등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하는 초기 단계의 기준이다. IMO는 국가 간 자율운항선박의 기술격차와 시범운항 필요성 등을 고려해 비강제 국제기준을 우선 마련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국제해사기구는 2017년부터 자율운항선박기술 ‘마스’(MASS)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드디어 국제기준을 마련했다”며 “강제는 아니지만 국제기준이 마련됐다는 것은 자율운항선박 업계에게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HD현대가 설립한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국내 대표적인 회사다.
이번에 채택된 비강제 국제기준은 2030년까지 마련될 예정인 강제기준의 기초가 되면서 자율운항선박 기술의 국제표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제해사기구는 올해 비강제 국제기준 채택과 2030년 강제기준 채택에 이어 2032년 강제기준을 발효할 계획이다. 강제기준 채택까지 2년간 비강제기준을 이용해 경험을 축적한다. 임 대표는 “비강제 코드를 잘 활용하는 게 업계나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번 비강제 국제기준은 3개 편과 24개 장으로 구성됐다.
1편(1~4장)은 국제기준의 목적, 적용범위, 정의 등 기본사항을 규정하고 2편(5~14장)은 설계·검사·유지보수 등 자율운항선박 관리 체계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3편(15~24장)은 자율운항선박의 항해 안전, 화물운송, 정박 등 실제 운항과 관련된 성능 요건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기준에 맞춰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2020~2025)'의 후속 사업으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인공지능(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완전자율운항선박의 핵심기술을 확보해 국제표준 제정에 기여하고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이번 비강제 국제기준 채택은 국제 해상운송 분야에서 본격적인 자율운항선박 도입을 가속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 개발과 국제 논의 참여를 병행하면서 국제기준 마련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자율운항선박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2022년 8월부터 3년간 한국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을 역임하며 정부의 IMO 관련 업무를 지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