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⑫ 이청근 슈올즈 회장
걷는 순간 치료가 시작…“신발을 의료기기로 바꾸다”
창업가이자 발명가로 활동 중 … 국제발명전시회 연속 수상
AI 보행데이터 의료·안전 플랫폼 … 슈즈테크 선두주자 발돋움
무전력 진동단자, 자가발전 GPS … 2026 CES 특허기술 선봬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가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슈올즈는 ‘세상의 모든 신발을 기능성으로 만들겠다’는 뜻과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저희 신발을 신어야 된다’는 의미의 브랜드명이다.
2017년‘스위스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2022년 ‘독일 국제발명전시회’ 금상과 최고특별상, 2024년 ‘미국 국제발명전시회’ 금상, 은상, 특별상 2건까지 4관왕을 석권했다.
올 1월에 2026 CES에 참가한 슈올즈는 베네시안 엑스포 내 부스에서 원천 특허기술인 ‘무전력 진동단자(메디치오)’와 ‘자가발전시스템(에너지 하베스팅)’ 집약된 차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신발은 의료기기다” = “신발은 단순한 도보수단이 아니라 건강을 결정하는 의료기기다.”
이청근 회장의 창업 출발점은 퇴행성관절염을 지인의 고통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마친 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던 이 회장은 퇴행성관절염 지인이 어떤 치료를 받아도 결국 인공관절 수술단계까지 가는 현실을 지켜봤다.
우연히 소개받은 기능성 신발을 지인에게 권했고 예상보다 좋은반응이 돌아왔다. 신발이 패션과 이동수단을 넘어 사람의 건강에 도움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직립보행을 한다.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척추질환, 골반통증, 퇴행성관절염, 족저근막염, 하지정맥류 혈액순환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회장은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걷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발 아치 구조개선, 중창 경도조절, 신발 각도설계 등 역학적 접근에 더해 생리학적 효과까지 구현하면서 기능성 신발은 결국 의료기기 수준으로 진화했다. 현재 슈올즈는 무전력 진동단자 기술 ‘메디치오’와 자가발전시스템 ‘에너지 하베스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 헬스케어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메디치오’는 희토류로 만든 영구자석이다 = 슈올즈 핵심기술은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받은 ‘메디치오’ 진동단자다. 일반 기능성 신발은 깔창과 바닥의 충격흡수층 중심의 역학적 보완에 집중한다. 메디치오는 생리학적 효과까지 구현했다.
이 기술은 자석의 척력을 활용한다. 2600가우스 자석 12개를 배열해 보행 시 충격이 가해지면 약 150Hz의 진동이 발생한다. 이후 안정구간에서는 15~20Hz의 지속진동이 이어진다. 자석은 인체에 무해하며 자기장을 통해 혈액순환 개선, 통증완화, 피로회복, 염증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축적돼 있다. 메디치오는 네오디늄이라는 희토류 소재로 만든 네오디옴 영구자석으로 만든다. 전기차 모터나 MRI(자기공명 영상장치) 등에 쓰이는 강력자석이다.
이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극발생기로 근육통증 완화기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9년 건양대 물리치료학과 이현주 교수팀은 ‘무전력 진동신발 보행이 체온과 말초혈액순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했고 혈류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자가발전 GPS와 AI 플랫폼 전략 =슈올즈는 단순한 기능성 신발을 넘어 ‘슈즈테크’(Shoes-Tech) 기업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자가발전 시스템이다. 사람이 서 있을 때 신발이 받는 중력을 에너지로 전환해 GPS와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충전이나 배터리가 필요 없다.
이 회장은 “스마트 기능을 위해 충전을 반복해야 한다면 상용화가 어렵다”며 “건강기능이 중심이 되고 스마트기능은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스마트 신발들이 상용화에 실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보행 데이터는 AI 기반 의료·안전플랫폼으로 확장된다. 치매 중풍 파킨슨병 같은 질환의 전조증상이 걸음걸이 변화에서 먼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걸음속도 착지점 흔들림 등을 AI가 분석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병원진료를 연계하는 구조다.
또한 혼자 계시는 부모님의 행동변화를 감지하거나 치매환자 정신장애 자폐아 등을 위한 위치추척 시스템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자가발전 방식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이다. 그는 “구매자의 데이터를 의료기관과 경찰 소방과 연결하면 전 세계적으로 활용 가능한 의료·안전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공장 설립과 유니콘기업으로 성장목표 = 해외시장 전략도 공격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1등급, 유럽기준 적합성 의료기기 1등급, 세계 최초 할랄 인증까지 확보하며 의료기 신발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현지투자 방식으로 진출했다. 인도 아모다그룹이 약 4만평 규모의 공장신축과 70억원 수준의 마케팅 투자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신발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신발이 도보수단과 패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을 위해 구매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슈올즈는 2025년 기준 매출 350억원, 전국 160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슈올즈의 향후 목표에 대해 그는 “어린이용 운동용 근무용 의료용 군용까지 모든 신발에 특허기술을 적용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AI 스마트 신발을 통해 어느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천안=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