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정신과 초진 돕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
“의사 만나기 전 AI와 먼저 상담”
30분 내 임상정보 확보 가능성 확인
국내 연구진이 정신과 초진 과정에서 환자와 먼저 대화하며 증상과 상태를 정리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와 산업디자인학과 이탁연 교수 연구팀이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정신과 초진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전 인공지능과 먼저 대화하며 증상과 상태를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인공지능은 환자의 응답 내용을 정신건강의학 전문지식과 대조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추가로 필요한 핵심 질문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단순 문답 방식이 아니라 공감 표현과 재진술, 명확화 등 실제 상담 기법도 시스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이 1440명의 가상 환자를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한 결과, 대부분 사례에서 30분 이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은 수집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증상과 잠재 질환 정보를 정리한 임상 대시보드도 생성한다. 의료진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환자 상태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실제 진료 과정에서는 심층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의 핵심을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정보 수집을 지원하는 ‘보조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진단과 처방은 전문 의료진이 담당하는 협력 모델이라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감정의 미세한 변화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최종 판단은 반드시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진 교수는 “인공지능이 초진 단계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진료 방식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정유경 KAIST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국제학술대회 ‘ACM CHI 2026’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