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생산적 금융’ 방지…금융사 실적 공개·검증

2026-05-27 13:00:33 게재

5년간 1242조원 공급계획 … 3월말 92조원 실행

금융위, 4차 협의체 … 금감원도 매월 자체 점검

정부가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공급을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무늬만 생산적 금융’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의 관련 실적을 공개하고 이를 검증·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 회의를 열고 생산적 금융 역량이 내재화·체계화되도록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 스스로 생산적 금융에 대한 기준을 만든 만큼, 생산적 금융 실적 부풀리기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해당 기준이 생산적 금융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달라”고 요청했다. 생산적 금융에 대해 전문가와 업계, 정부가 함께 논의해 검증 체계를 구현하자고 제안했다.

또 금융회사 스스로 생산적 금융 추진 실적을 담은 팩트북(백서 또는 연차보고서)을 매년 4분기에 작성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생산적 금융 성과를 검증하고 홍보하는 기회인 동시에, 정부·전문가·시장 참여자 및 수요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평가받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산업 연구 역량 제고, 조직·인력 확충 및 핵심성과지표(KPI) 반영 등을 통해 금융권 스스로 생산적 금융을 문화로 정착시켜 달라”며 “아울러 정부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규제개선, 자본시장 육성, 국민성장펀드 투·융자에 참여한 금융회사에 면책 부여 조치와 같이 생산적 금융 전반에 대한 검사·제재 면책 등 전방위적인 지원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 협의체를 통해 정부·민간 부문이 긴밀히 협의·소통함으로써 정부 정책을 공유하고 금융권 애로를 해소하는 자리를 지속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이찬진 원장 주재로 자체 회의를 열고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공급 현황 점검과 규제 개선 등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한 달에 한 번 자체 회의를 열고 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약 1242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3월말 기준 92조원을 실행했다. 5대 금융지주와 산업은행·기업은행의 기업대출도 증가했다. 3월말 기업대출과 투자 잔고는 1877조원으로 지난해 6월말(1782조원) 대비 95조원 늘었다. 전체 대출과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8%에서 68.6%로 0.8%p 증가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영호·노태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신규 전력 수요 증가로, 빅테크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도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 경우 민간 자본의 역할도 증대되는 중”이라며 “한국은 수도권 전력 부족분을 타 지역으로부터 공급받는 구조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전력 수요 측면과 재생에너지로 전원 구성이 강화되는 공급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특히 최근 일본 은행의 대규모 투자 사례에 비춰볼 때 한국 금융그룹의 투자 개선 여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도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역할은 초기 투자비용 급증, 회수기간 장기화, 인프라 투자비중 확대 등에 대응해 ‘장기·모험·인프라 자본’, 재정+민간금융 협업을 통한 ‘혼합금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의 지역 편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수요·공급 간 연결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날 생산적 금융 공급 사례를 공개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5년간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6조9000억원, 하나금융그룹은 완도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 등 신·재생에너지에 3조5000억원, 농협금융지주는 석탄발전설비를 LNG열병합설비로 대체하는 전환금융 및 신·재생에너지에 3조8000억원, JB금융은 태양광발전 등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에 3조1000억원, BNK금융은 지역기업에 1000억원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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