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 인도 제치고 세계 5위 올랐다

2026-05-27 13:00:10 게재

TSMC가 증시 42% 차지

인도선 240억달러 이탈

대만 증시가 세계 5위 증시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급등세에 힘입어 인도 증시를 제쳤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은 4조9500억달러로 늘었다.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은 4조9200억달러로 줄었다. 이에 따라 대만 증시는 미국, 중국 본토,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위 증시가 됐다. 로이터도 같은 날 대만 증시 시가총액이 4조8900억달러로 인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증시의 순위 상승은 상당 부분 TSMC가 이끌었다. TSMC는 현재 대만 대표 주가지수인 가권지수에서 약 42%를 차지한다. TSMC 주가는 올해 들어 46%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속에서 TSMC가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의 지배적 입지가 부각된 결과다.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증가는 AI 낙관론이 전 세계 기술주 랠리를 촉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대만과 한국처럼 제조 기반을 갖춘 시장에 특히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MSCI 자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대만은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24.8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은 18.69%, 인도는 11.94%였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랴오이핑 펀드매니저는 “대만 증시 시가총액 증가는 기본적으로 대만 시장이 기술 하드웨어에 크게 집중돼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며 “기술 하드웨어는 현재 AI 투자 사이클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하드웨어 비중이 제한적인 시장은 대만과 한국처럼 기술 하드웨어 중심의 시장에 점점 가려지고 있다”고 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7일 0.3% 하락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 중 하나로, 50% 넘게 올랐다. 한국 증시도 같은 흐름을 탔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91%로, 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새 규제도 TSMC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만 금융당국은 지난달 국내 펀드가 단일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높였다. 새 지침에 따르면 대만 주식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대만증권거래소에서 비중이 10%를 넘는 상장사에 순자산의 최대 25%까지 투자할 수 있다. 기존 한도는 10%였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은 TSMC뿐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이 변화가 TSMC에 60억달러가 넘는 자금 유입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만이 증시 시가총액에서는 인도를 앞섰지만, 경제 규모에서는 여전히 인도가 훨씬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에 따르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4조1500억달러로, 대만의 977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루피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빠져나간 영향이다. 에너지 비용 상승도 물가 우려를 키우고 성장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인도 주식을 약 240억달러 순매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 통계당국은 강한 AI 수요를 반영해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4%에서 7.71%로 대폭 올렸다. 2025년 성장률도 8.68%로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 수출 호조,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관련 투자 확대가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꼽혔다. 대만 증시 상승세가 단순한 기대감만이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와 수출 호조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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