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윤 배분, 정부 아닌 사회적 대화로”

2026-05-28 13:00:20 게재

김영훈 노동부 장관 “반도체는 공공재” … 다음달 1일 사회연대임금 토론회 열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와 대해 “어떠한 나쁜 합의도 좋은 판결보다 낫다”며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칭찬해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며 다음달 1일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가능성을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노동부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초과이윤 재분배, 노란봉투법, 정년연장 등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 대해 “우리가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 낫다고 하듯, 당사자 합의가 어떤 판결보다 낫다는 측면에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기술은 세계 제일이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았나. 노사관계에 밝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노조 역시 신생노조”라며 “어마어마한 초과이윤 앞에 쉽지 않은 과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로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칭찬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현안 관련 발언하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국민주권정부 1년간 이룬 성과와 삼성전자 노사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이날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찬성률 73.7%로 가결된 데 대해서는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같은 기업 내에서도 차이가 너무 크고 어느 정도 차이는 용인되지만 너무 큰 차이가 나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결됐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의 삼성전자 노사 교섭 개입 논란에 대해 “중요한 것은 형식과 실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사기업의 형식을 띠지만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도체는 공기와 같은 것이 돼버렸다”며 “공장의 형식은 민간인데 재화가 공적이라면 그 성격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국민기업이 아닌가. 국민 10명 중 1명이 주주이고 세금이 투입됐고 전력과 용수도 들어갔다”며 “정부가 마땅히 중재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번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초과이윤의 사회적 배분 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1일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지에 대해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라며 “긴급토론회는 대화의 문을 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의 방향성은 ‘함께 살자’”라며 “원하청 간 동반성장과 격차 해소 방안을 노사관계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정하겠나. 노사자치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또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의 힘을 믿는 불굴의 의지와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사태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결과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배경은 SK하이닉스의 2021년 노사합의에 있는 것”이라며 “노란봉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년연장과 근로자추정제, 일터기본법 등 주요 노동 입법 과제에 대해서는 “정년연장은 논의가 많이 숙성됐다”며 “근로자 추정제와 일터기본법은 노사 모두 반대하고 있어 더 설득하면서 정기국회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취임 300일을 맞아 그간의 가장 큰 성과로 산업재해 사망사고와 체불임금의 감소를 꼽았다. 김 장관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7.5% 산재사망사고가 감소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임금체불액도 7.7% 감소했다”며 “살려고 나간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일하고 돈 떼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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