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AI가 주식 매매·결제까지 한다

2026-05-28 13:00:35 게재

전용계좌로 운영·자금 제한

자동투자금 손실 가능성도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조만간 자신의 포트폴리오, 나아가 지갑까지 인공지능(AI)에 맡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로빈후드는 27일(현지시간) 자동화된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주식을 사고팔고 물건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공개했다.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율 금융 기술이 일반 투자자에게도 문을 여는 신호탄이다.

이번 새 상품은 ‘에이전틱 트레이딩’과 ‘에이전틱 신용카드’다. 이용자는 제3자 AI 비서와 계정을 연결해 투자 전략이나 소비 지시를 최소한의 개입으로 실행하게 할 수 있다. 예컨대 AI에게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거나, 인공지능 관련 주식 같은 특정 테마를 추적하거나, 매매 전략을 자동으로 실행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투자뿐 아니라 결제 영역에서도 AI가 할인 상품을 찾아보고, 지정된 가상 신용카드로 구매까지 마칠 수 있다.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우리의 사명은 늘 모두를 위한 금융 민주화였으며, 이제 그 사명은 자동화된 AI으로 확장된다”고 밝혔다.

CNBC는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 운용사들이 AI 기반 자동 투자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는 상황에서, 로빈후드는 이를 개인 투자자 영역으로 넓히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기술은 그동안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또한 로빈후드는 이용자가 외부 플랫폼에서 만든 AI 에이전트도 자사의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버에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MCP는 AI가 앱이나 데이터와 연결되도록 하는 공개 표준으로, 이번 서비스는 단순한 앱 내 챗봇을 넘어 외부 AI가 로빈후드 계정과 연동해 실제 거래나 결제까지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로빈후드의 이번 행보는 안전성 논란도 불러올 수 있다. 월가 기관투자가와 같은 위험 통제 장치를 갖추지 못한 개인 투자자에게 자율 매매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로빈후드는 이를 의식해 일정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쪽은 전용 ‘에이전틱 트레이딩’ 계좌가 이용자의 주 포트폴리오와 분리돼 있으며, 이용자가 별도로 배정한 자금에만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알림을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고객이 즉시 AI 에이전트와 연결을 끊을 수 있도록 했다. 초기 베타 서비스는 주식 거래를 지원하며, 이후 옵션과 암호화폐, 선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로빈후드는 투자자들이 지출 한도, 수동 승인, 사기 감시 시스템을 통해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 시스템은 이용자의 지시와 자동화된 AI의 행동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로빈후드는 공식 고지에서 AI 전략이 특정 시장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투자금 전액 손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악시오스는 로빈후드의 자금 예치 고객이 약 2700만명에 이른다며, 이번 서비스가 일반 개인 투자자를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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