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 줄었지만 신종 사기는 진화

2026-05-28 13:00:37 게재

SNS·메신저 기반 범죄 빠르게 확산

정부, 연애빙자·노쇼사기 대응 확대

범정부 대응 이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존 전화 사기는 줄어든 반면 범죄 조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를 이용한 연애빙자 사기(로맨스스캠)·투자유도방 사기·노쇼사기 등 온라인 기반 신종 범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전화금융사기 대응 협의체 점검 회의를 열고 금융사기 대응 성과와 신종 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화금융사기 발생 건수는 9353건으로 전년 동기 1만4461건보다 35.3% 감소했다. 피해액도 7632억원에서 4936억원으로 같은 비율로 줄었다. 지난해 9월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전화금융사기는 정부의 ‘8.28 전화금융사기 근절 종합대책’ 시행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전화번호 긴급 차단과 불법 문자 차단, 인공지능(AI) 기반 탐지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 왔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사기 이용 의심 전화번호 6만5638개 회선을 긴급 차단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불법 문자 대응 강화로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까지 문자 스팸을 줄였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 단말기에 전화금융사기 의심 전화를 실시간 탐지하는 기능을 기본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는 악성 앱 차단 기능도 적용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기 의심 정보 공유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26만6000여건의 정보를 공유했고, 이를 통해 약 419억원 규모 피해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10월부터는 가상자산 거래 계정도 범죄 이용 계정 차단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특별 단속을 통해 전화금융사기 피의자 2만6406명을 검거했다. 대검찰청은 서울동부지검에 범죄수익환수 전담 부서를 신설해 ‘수사-범죄수익 환수-피해재산 반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기존 전화금융사기 감소와 함께 범죄 조직이 사회관계망서비스·메신저 기반 온라인 사기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투자유도방 사기와 연애빙자 사기, 노쇼사기 등은 메신저와 온라인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찰청은 신종 범죄에 폭넓게 대응하기 위한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네이버·카카오와 협력해 최신 금융사기 수법을 이용자 보호 체계에 반영하고 범죄 이용 계정을 차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연애빙자 사기와 노쇼사기 등을 기존 전화금융사기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의심 거래 탐지와 계좌 거래 정지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온라인 기반 신종 범죄로 확인되면 고객 확인 절차가 끝날 때까지 계좌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개인정보 유출, 가상자산 거래가 결합되면서 범죄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메신저·사회관계망서비스 기반 신종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대응 체계도 온라인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 성과가 나타났다”며 “신종 범죄 대응 대책도 속도감 있게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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