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생물로 친환경 나일론 원료 생산

2026-05-31 17:06:28 게재

재생 탄소원 활용 기술 개발 … 석유화학 의존 낮출 가능성

국내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을 이용해 나일론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하던 나일론 원료를 바이오 기반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을 활용해 재생 가능한 탄소원인 글리세롤로부터 나일론 6과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대장균 기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일론은 의류와 필름,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고분자 소재다. 하지만 원료 대부분이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돼 탄소 배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나일론 6,6의 핵심 원료인 아디픽산과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나일론 6의 핵심 원료인 엡실론 카프로락탐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생산 공정을 두 종류의 대장균이 분담하도록 설계한 데 있다. 한 균주는 글리세롤을 이용해 아디픽산을 생산하고, 다른 균주는 이를 다시 헥사메틸렌다이아민 또는 엡실론 카프로락탐으로 전환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연구팀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효소 조합을 최적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핵심 효소 성능을 개선했다. 또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대장균을 동시에 투입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넣는 ‘시간차 공배양’ 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발효 공정에서 아디픽산을 리터당 6g 수준까지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차 공배양 전략을 적용한 유가 배양 공정에서는 헥사메틸렌다이아민 230㎎/L, 엡실론 카프로락탐 808㎍/L를 생산했다.

연구팀은 생산량이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글리세롤을 원료로 직접 생산한 사례 가운데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일론 원료 생산 과정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바이오 기반 화학소재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재생 가능한 탄소원으로부터 나일론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를 제조할 수 있는 미생물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생산성을 높여 다양한 바이오 기반 고분자 원료 생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안다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과 합성생물학 핵심기술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