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숏폼 드라마’ 붐…성공 확률은 1%도 안돼
낮은 비용·빠른 제작에 국유기업도 투자
1분기 출시 숏폼 드라마 중 95% ‘AI 제작’
과열 경쟁에 마케팅 비용 커 수익성은 악화
실감 나는 인간 캐릭터를 내세운 인공지능(AI) 생성 숏폼 드라마가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막대한 자본을 끌어모으고 있다. 인건비와 제작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AI 기술의 발전이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시장의 외형적 팽창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쟁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신규로 진입하는 기업 대다수가 손실을 볼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중국 매체 이차이는 1일 중국인터넷방송서비스협회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출시된 약 12만8000편의 숏폼 드라마 중 95% 이상이 AI로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AI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240억위안(약 5조3700억원)을 넘어섰으며, 이용자 수는 2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AI 비디오 모델 기업, 콘텐츠 플랫폼, 기업 투자자는 물론 국유기업까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투자가 집중되는 원인은 낮은 진입 장벽과 빠른 자금 회전 주기에 있다. 양양 숏드라마연구실 대표는 “AI 숏폼 드라마 한편의 제작비는 수만위안(1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3~5일이면 제작이 끝나며 흥행 주기는 1~2주 정도이고 약 두달 안에 투자수익률을 포함한 전체 매출 실적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양적 성장과 달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대형 디지털 콘텐츠 기업들 역시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 디지털 콘텐츠 기업 COL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43% 급증했으나 순이익은 176% 급감했다. 숏폼 드라마 및 지적 재산권(IP) 매출이 처음으로 웹소설 매출을 넘어 회사의 최대 수익원이 됐다. 그러나 해외시장 마케팅 및 이용자 유치 비용 증가로 인해 판매비용이 전년 대비 2배로 늘어났다.
도서 플랫폼 아이리더(iReader)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숏폼 드라마 사업 확장에 따른 마케팅 및 제작 능력 확충 비용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AI 생성 콘텐츠와 해외 플랫폼 아이드라마(iDrama)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지출이 매출 성장을 뛰어넘고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낮은 성공 확률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아이에 따르면 지난 4월 도우인에 등록된 신작 AI 드라마 4만4200편 중 조회수 1억회를 넘긴 작품은 267편(0.6%)에 그쳤다. 중국 AI 생성 영화 및 TV 발전 보고서(2025~2026)에 따르면 스트리밍 중인 12만7800편의 AI 작품 중 누적 조회수 1억회를 돌파한 것은 150편 미만(0.1%)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한 무단 복제 리스크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표절작 제작에 최소 보름이 소요되지만 AI 드라마는 컴퓨팅 자원만 확보되면 1~2일 만에 유사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흥행작의 수명과 수익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신규 업체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숏폼 드라마 제작자 펑쥔은 “시장이 점점 더 과밀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져 많은 기업이 손실을 입거나 심지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