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 사태에 개표지연·시위

2026-06-04 13:00:07 게재

투표함 반출 놓고 밤샘 대치

6.3 지방선거 투표일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전국 곳곳에서 혼선과 항의가 빚어졌다. 정부의 선거관리 부실에 시민 불편이 잇따르자 부정선거론자들이 이를 기회 삼아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잠실7동 투표소 112신고 135건 =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가 지연된 서울 송파구 투표소 앞에서는 시위대가 4일 오전까지 밤샘 대치를 이어가며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함 반출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4일 오전 7시 기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지역 주민 등이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입구를 둘러싼 채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한때 약 470명에 달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반출되지 못한 투표함 2개에는 약 2000명의 투표분이 담긴 것으로 선관위는 추산했다.

전날 오후 10시부터 이곳에 몰린 시위대는 ‘개표 즉각 중단’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를 외쳤다. 현장에는 20~30대 남성이 다수를 차지했다.

밤사이 국민의힘 김재섭·김은혜·신동욱 의원 등이 잇달아 현장을 찾았으나 교착 상태는 풀리지 않았다. 부정선거론을 펴고 있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가세했다.

밤샘 시위가 이어지면서 인근 출근길이 혼잡을 빚고 일부 주민이 소란을 이유로 항의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찰은 현장 충돌에 대비해 경력을 집중 배치한 상태다.

서울시선관위는 전날 오후 11시 50분쯤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한 이후 7시간 넘게 투표함 2개를 개표장으로 보내지 못했다. 4일 오전 10시 10분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전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112 신고는 총 135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곳은 선거인명부 대조전표를 받은 유권자들에 한해 투표 마감 시각을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인접한 강남구 및 광진구를 비롯해 인천에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3일 연수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5동 제1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절차가 잠시 중단됐다.

상황을 전달받은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오후 5시 30분쯤 투표소에 투표용지를 추가로 이송했으나, 이 과정에서 10분가량 대기하던 유권자들 항의가 이어졌다.

또 연수구 동춘1동 한 투표소에서도 20~30명분의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벌어졌으며, 유권자들은 선관위 조치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투표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한길 등 중앙선관위 포위 =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비롯한 시위대 수백명은 4일 새벽 내내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 앞에 모여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전씨는 “전국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넘쳐나고 있다”며 “서울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이번 문제를 서울에 국한하려 하지만, 인천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했다. 전국 모든 지역의 투표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는 ‘부정선거 입법독재’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선거 무효” “개표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선관위 정문 개방을 요구했다.

앞서 전씨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위한 뒤 과천 중앙선관위로 자리를 옮겨 먼저 집회 중이던 ‘선관위 서버까 운동본부’ 등 100여 명과 합류했다.

전씨가 개인방송으로 지지자들의 집결을 유도, 현장 인원이 늘어나면서 새벽 한때 시위 참가자가 1200여명(경찰 추산)에 달하기도 했다. 이영돈 PD,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 부정선거론자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후 날이 밝고 참가자 다수가 귀가하면서 시위대는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야당도 거들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3일 오후 10시 30분 중앙선관위를 찾아 항의하면서 “이미 선거 자체가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에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상임선대위원장 등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를 들러 개표 중단을 촉구하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2시쯤 다시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재선거를 주장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투표방해·폭행·소란·오인 등으로 전국에서 집계된 투표소 관련 112신고 건수는 3일 오전 6시~오후6시 기준 총 399건으로 나타났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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