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난무, 중대 위반 수사 본격화

2026-06-04 13:00:07 게재

선거법 위반 1500건 넘어 … 4년 전보다 15% 늘어

서울·부산 등 격전지 고발전 … 전북선 당선인 수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과열된 선거전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선거 막판까지 후보자와 정당, 시민단체 간 고소·고발이 이어진 데다 대통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까지 고발 대상에 오르면서 선거 이후에도 법적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경찰도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해 선거사범 수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상당수 지역에서 선거 후유증이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공직선거법 위반 조치 건수는 선거 직전 기준 1500건을 넘어섰다. 선관위가 발표한 5월 31일 기준 조치 건수는 1482건으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1290건보다 14.9% 증가했다. 고발 270건, 수사의뢰 73건, 경고 1139건이다.

선거 당일에도 2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집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단순 건수뿐 아니라 위반 내용도 가볍지 않다. 선관위는 기부행위와 후보자 매수, 공무원 선거관여,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 등 중대 선거범죄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국 각지에서 후보자 매수와 금품 제공, 허위사실 공표 의혹 등이 고발되거나 수사의뢰됐다.

주요 격전지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고소·고발전이 이어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당선인이 과거 폭행 의혹과 GTX 공사 철근 누락 의혹 등을 둘러싸고 맞고발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조직적 비방과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했고, 오 당선인측도 관련 의혹 보도와 해명 과정에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가족 관련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측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당성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전 당선인측은 의혹 규명이 필요하다며 맞섰다. 충남도지사 선거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사생활 의혹 제기를 둘러싸고 고발이 이어졌고,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는 딥페이크 영상 제작 의혹과 공무원 동원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후보 캠프 간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전북도지사 선거 역시 선거 이후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당성인은 식사비 대납 의혹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후보자 비방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된 상태다. 경쟁했던 무소속 김관영 후보 역시 현금 제공 의혹과 식사비 기부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전북경찰청은 압수수색과 관계자 조사 등을 진행하며 관련 사건 병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양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종료 후 투표함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정당을 넘어 시민단체가 가세한 고발전도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신장식 선임선대위원장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쟁 후보와 관련한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많은 후보자와 선거 관계자들이 고발되면서 당선무효 가능성도 거론된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일반 형사사건보다 짧다. 특히 올해 10월 검찰청 폐지 등 검찰개혁이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수사와 기소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간은 4개월 안팎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과 경찰은 역대 최대 규모의 선거 수사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 18개 시·도경찰청과 261개 경찰서에 2100명 규모의 선거사범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검찰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를 중심으로 600명 규모의 선거 전담 수사반을 가동했다.

수사기관은 허위사실 유포와 금품수수, 공무원 선거개입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허위정보 유포도 중점 단속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제기되는 고소·고발 가운데 상당수가 정치적 공방 성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과 경찰은 이번 선거에서도 중대한 선거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국 곳곳에서 당선인과 낙선 후보를 둘러싼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한 만큼 검·경 수사 속도와 법원의 판단이 이번 지방선거 후유증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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