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민주 우세 속 국힘 선전
민주 119곳·국힘 95곳서 승리
영남 5곳과 충남서 국힘 우세
6.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우위를 확보했다. 다만 국민의힘도 영남권은 물론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면서 광역단체장 선거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를 압도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일부 지역을 가져가며 민주당 독점 구도에 균열을 냈다. 경북·경남에서도 무소속 당선자가 여럿 나오며 국민의힘 독점 구도에 틈이 생겼다.
◆수도권 민주 우세 속 일부 균열 =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방정부 227곳 가운데 민주당은 119곳, 국민의힘은 95곳, 조국혁신당은 2곳, 무소속은 11곳에서 당선됐다.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우세가 뚜렷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7곳, 국민의힘이 8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강북권과 서남권 대부분을 가져갔고, 2022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던 서대문·양천·영등포·동작 등 한강벨트 일부 지역도 되찾았다.
국민의힘은 중구·용산·광진과 강남3구, 강동에서 승리하며 보수 우세 지역을 지켰다.
인천도 11개 군·구 가운데 민주당이 8곳, 국민의힘이 3곳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다만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의 지역구가 있는 연수구에서 국민의힘에 패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같은 날 치러진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큰 표차로 당선된 것과 대비된다.
경기도 역시 민주당 우세 흐름이 이어졌다. 31개 시·군 가운데 민주당은 19곳, 국민의힘은 12곳을 가져갔다. 경기 전체로는 민주당이 앞섰지만 일부 대도시와 외곽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선전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과 인구가 세번째로 많은 용인에서 국민의힘에 단체장을 내준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결과다. 의왕·하남 등에서도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출마했지만 현역 단체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강원은 민주당이 앞섰지만 국민의힘도 일정한 기반을 유지했다. 18개 시·군 가운데 민주당이 춘천·원주·강릉 등 11곳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태백·속초·삼척 등 7곳에서 승리했다. 영동·영서 주요 도시에서 민주당이, 접경·산간 지역 일부에서는 국민의힘이 선전했다.
◆대전 싹쓸이·충남 국힘 우세 = 대전·충남 기초단체장 선거는 지난해 대선 당시 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대전 5개 구청장은 민주당이 모두 싹쓸이했다. 2018년 선거와 같은 결과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전지역에 나타나는 ‘싹쓸이’ 현상이 다시 일어났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4곳을 석권했었다.
충남은 15개 시·군 가운데 국민의힘이 10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2/3를 차지했지만 2022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민주당이 승리한 시·군은 3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민주당은 인구가 집중된 천안·아산·당진 등 북부권 도시지역을 차지했다. 4년 전 이들 지역에서 모두 패배했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뒤집혔다.
대신 민주당은 4년 전 승리했던 부여·청양·태안에서 패배했다. 민주당은 금산·서천에서 승리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충북에서는 전체 11곳 중 민주당이 6곳, 국민의힘이 5곳에서 당선되며 박빙세를 보였다.
◆영·호남, 무소속 약진 눈길 = 호남은 민주당 강세 속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북 14곳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전남광주 27곳에서는 민주당이 광주 5곳과 전남 17곳 등 22곳에서 승리했지만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5곳을 내줬다. 조국혁신당은 장흥과 신안에서 당선자를 냈고, 무소속은 광양·강진·완도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이 압승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와 달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곳곳에서 접전이 벌어지며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지난 담양군수 보궐선거 승리 이후 이번 선거에서도 기초단체장 2곳을 확보하며 호남에서 존재감을 이어갔다. 지역기반이 강한 무소속 후보들도 민주당 공천에 대한 반발을 바탕으로 일부 지역에서 승리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전남 6곳에서 승리했던 흐름과 비교하면 민주당 우위는 유지됐지만 공천잡음으로 인한 이탈표와 지역 인물 경쟁력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영남권에서 강세를 이어갔다. 대구는 9곳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부산은 16곳 가운데 국민의힘이 9곳, 울산은 5곳 중 4곳, 경남은 18곳 중 10곳에서 승리했다. 경북에서도 22곳 가운데 18곳을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다만 국민의힘은 경북·경남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8곳을 내주면서 호남의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일당 우위 구도에 틈이 생겼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7곳, 경남에서 4곳을 이기며 영남권 교두보를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4년 전보다 회복, 8년 전엔 못미쳐 = 이번 결과는 4년 전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226곳 가운데 145곳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63곳에 그쳤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119곳을 확보하며 4년 전 패배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다만 8년 전 민주당 압승 구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226곳 가운데 151곳을 차지했고 자유한국당은 53곳, 민주평화당 5곳, 무소속 17곳이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전체 우위를 되찾았지만 국민의힘도 95곳을 확보하며 기초 지방권력에서 상당한 기반을 유지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결국 기초단체장 선거는 민주당 승리 속 국민의힘 선전, 호남과 영남의 일당 우위 균열로 요약된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정권 지원론과 심판론이 크게 작용했다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지역 인물 경쟁력과 현역 평가, 공천 후유증, 생활 현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충남과 영남권 결과와 전남광주 기초단체장 선거의 조국혁신당·무소속 약진은 민선 9기 지방정치가 단순한 전국 구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홍범택·윤여운·곽태영·곽재우·최세호·김진명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