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떠오른 지역현안,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2026-06-04 13:00:24 게재

선거 거치면서 새 해법 요구

당선인 따라 방향변화 예상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지역 현안들이 선거 이후 민선 9기 광역지방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도시안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대전·충남 행정통합처럼 지역의 성장전략과 권한 재편, 생활안전이 맞물린 사안들이다. 당선인에 따라 추진 속도와 정책 방향은 달라질 수 있지만 새 지방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챙겨야 할 핵심 과제가 됐다.

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핵심 정책현안들은 실제 당선인이 결정되면서 이행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공항·항만·철도 등 광역교통망, 행정통합과 초광역권 재편, 반도체·인공지능(AI)·에너지 등 산업전략, 도시안전과 지역완결형 의료·돌봄, 지방재정과 제도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국비 확보와 법 개정, 중앙정부 권한 이양이 맞물려 있어 민선 9기 광역지방정부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공간·권한 재편이 첫 과제 = 가장 뚜렷한 축은 공간과 권한 재편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대구시장 선거의 핵심 쟁점이었고 선거 이후에도 최대 현안으로 남게 됐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통합신공항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군공항 이전은 국가 사무인 만큼 국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민선 9기 대구시의 과제는 신공항 추진 여부가 아니라 새 정부와 국회, 경북도와의 협조를 통해 재원 구조와 국가 지원 범위를 어떻게 확정하느냐로 옮겨가게 됐다.

대전·충남은 행정통합이 민선 9기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선거 과정에서 통합 필요성은 주요 의제로 떠올랐지만 주민투표와 특별법, 통합 지방정부 출범 시기, 재정·권한 특례를 놓고 해법은 갈렸다. 민주당 후보인 허태정·박수현 후보가 당선된 만큼 이들이 통합 논의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따라 충청권 권한 재편 논의의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도 같은 성격을 갖는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는 통합 이후 밑그림이 주요 쟁점이었다. 권역별 산업 배치, 청사·의회·조직 설계, 재정 인센티브 활용 방안이 선거 뒤 과제로 넘어왔다. 민형배 당선인이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인천은 인천공항·인천항을 둘러싼 권한 문제가 남는다. 공항공사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 정치권이 대체로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공항·항만 경제권을 지방정부가 어떻게 주도할지는 별개의 과제다. 항공정책과 항만정책, 배후단지 개발 권한이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 나뉘어 있어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의 중앙정부 협상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제주는 제2공항 갈등이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항 필요성뿐 아니라 도민 결정권을 어떻게 확인할지가 핵심이다. 새 제주도정은 찬반 대립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주민 의견 수렴과 중앙정부 협의 절차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산업전략, 중앙정부 협조 관건 = 산업전략도 지역별 대표 쟁점으로 부각됐다. 경기는 반도체가 핵심이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반도체 전략은 새 정부 산업정책과의 연계 속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반도체 공약은 기업 유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력망과 용수, 부지, 교통망, 주거·교육 기반을 함께 풀어야 한다. 새 경기지사에게는 반도체 산업벨트와 생활기반을 동시에 설계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부산은 해양수도와 세계도시 구상이 맞붙었다. 여당 소속의 전재수 당선인이 해양수도 구상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해양수산 기능 이전, 북항 재개발, 항만·물류·관광산업 재편이 민선 9기 정책과제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의 경우 지방정부 공약이지만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 국가 항만계획과 맞물려 있어 중앙정부 협조가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생활안전·의료도 공통 의제 = 생활안전과 복지형 의제도 비중이 커졌다. 서울은 대형 공사장 안전과 재난 대응 역량이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시 인프라 노후화와 대형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안전관리는 새 서울시정의 핵심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에서는 응급·분만·소아·외상 등 필수의료 공백이 선거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공공병원 확충, 권역별 응급의료체계, 지역 의료인력 확보, 통합돌봄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 공통 과제로 남았다.

다만 같은 의제라도 정책 방향은 당선자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선거 기간 행정통합은 속도전과 단계론이 맞섰고, 공항 공약은 조속 추진과 재원·환경 재검토가 충돌했다. 의료·돌봄 공약도 공공병원과 공공인력 확충을 앞세우는 방식과 민간병원 협력, 재정지원, 디지털 의료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갈렸다. 반도체와 산업단지 공약도 기업 유치와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접근, 전력망·주거·노동·환경 기반을 함께 보자는 접근으로 나뉘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같은 현안도 다른 경로를 밟게 되는 셈이다.

◆제도개선 과제 해법 요구 = 선거 과정에서 반복된 공통과제도 새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공공기관 2차 이전, 고향사랑기부제 개선, 생활인구 확대, 지방소멸대응기금 확충, 지방세·교부세 개편, 특별자치 권한 확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의제는 특정 지역의 대형 개발사업처럼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인구감소지역과 농어촌 지방정부에는 정책 수단을 넓히는 핵심 과제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와 생활인구 정책은 지역재정과 관계인구 확대를 함께 겨냥하는 제도개선 과제로 선거 뒤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민선 9기 광역지방정부의 첫 시험대는 선거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바꾸는 일이다. 공항과 철도는 국가계획과 국비가 필요하고 행정통합은 법률 정비와 주민동의가 필요하다. 의료·돌봄은 운영비와 인력 확보가 관건이며 첨단산업은 전력망과 용수, 규제특례 없이는 속도를 내기 어렵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지역현안은 선거가 끝난 뒤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민선 9기 핵심 정책과제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며 “새 단체장들의 정치력을 가늠하는 첫번째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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