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김수출 공급망 혁신방안’ … 현재 1억5천만속
내년부터 외해·육상양식 확대 … 정부비축 품목에 포함
해양수산부가 김 수출을 확대하면서 국내 물가도 안정화하는 ‘김 수출 공급망 혁신방안’을 4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2030년까지 연 1억8000만속(1속은 마른김 100장 한 묶음)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수급 조절 정책을 도입해 수출을 늘리면서도 국내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관리할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수산분야 인공지능 전환(AX) 기반을 마련해 김 산업의 인력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수부는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수산식품 수출 40억달러와 김 수출 15억달러, 2030년까지 수산식품 수출 42억달러와 김 수출 18억달러’라는 수출 목표를 달성하면서 김의 국내 가격 안정이라는 물가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수부는 김 수출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공급망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 수산정책실장을 단장으로 김 업계,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김 수출 공급망 혁신 협의체(TF)’를 구성해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공급망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김은 수산식품 수출 대표 품목으로 지난해 125개국에 11억3000만달러를 수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산식품 수출 33억3000만달러 중 34% 비중으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김 수출은 2020년 6억달러에서 5년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0%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증가율은 20.5%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해수부는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마른김 수요는 2억1000만속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김 생산량은 현재 연평균 1억5000만속 수준이다. 생산량은 안정적이지 않다. 2016년 1억1000만속에서 2018년 1억6000만속으로 늘었다가 2024년 1억5000만속, 지난해 2억속 등으로 오르내렸다. 강풍이나 수온 등 기후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불규칙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올해는 1억8000만속 생산을 전망하고 있다.
◆생산기반 늘리고 보관·비축역량 강화 = 수출확대와 물가안정을 위한 첫번째 과제는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다.
해수부는 양식면허가 밀집해 있는 연안지역의 김 양식면적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심 35m 이상 외해양식을 확산하기로 했다. 외해양식은 고품질 김은 늦은 시기까지 수확할 수도 있다. 시험양식을 거쳐 내년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육상에서 김을 양식하는 시스템도 개발(2030년까지)해 확대한다. 육상 수조에서 생산하는 방식은 연중 고품질 김을 생산할 수 있다. 식품기업 풀무원도 육상에서 김 양식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고수온에 강한 신규 품종을 개발·보급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안정적인 생산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물김 수급을 안정화하는 방안으로 김 계약생산제도 도입한다. 바다에서 김을 양식하는 어가와 마른김 가공공장 사이에 물김 출하시기와 물량 가격을 사전에 계약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어가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수부는 매년 김 생산시기(10월~이듬대 5월)가 오기 전 9월에 정부와 업계 등이 참여하는 ‘김 산업협의체 협의’를 거쳐 데이터 기반의 수급관리 계획도 수립하기로 했다.
김 수급 변동폭을 완화해 물가를 조절하기 위해 마른김을 정부 비축품목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간이 수매할 때는 융자금을 지원해 주 생산시기에 마른김 매입을 촉진, 산지가격을 보전하고 수요가 늘어날 때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 안정화를 꾀한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연간 생산량의 30% 수준인 5000만속 규모의 마른김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보관시설을 확대하고 수산식품 수출단지 안에 공동저장 시설도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마른김의 77%가 생산되고 있는 전남지역(2024년 기준)의 나주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내년까지 증축하고, 전남권(신안)에 산지거점유통센터(FPC) 1개소와 중부권 FDC 1개소도 2028년까지 신축하기로 했다.
◆가공·유통 체계 고도화와 산업체질 강화 = 업체 간 비공식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유통체계도 투명하게 개선한다.
해수부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마른김 등급제를 도입(2027년)해 소비자는 좋은 김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하고, 생산자는 김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할 수 있도록 해 우수한 품질의 김 생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등급제로 판별된 김은 ‘(가칭)국제 마른김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거래 투명성과 부가가치를 높일 구상이다.
또한 김 가공업계의 자동화·디지털화를 통해 인공지능 전환(AX), 실물기반 인공지능(피지컬 AI) 생산기반도 마련한다.
우선 기존 연구개발 사업 결과물을 활용해 마른김 이물검사, 자동포장기계 등을 보급하고(1단계),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2030년까지 김 스마트공장 설치를 확대(2단계)한다.
마지막으로 피지컬 AI 기술개발을 통해 스마트공장 업체 등을 대상으로 전 공정자동화와 실물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3단계)하기로 했다.
김 가공 스마트화와 관련한 연구·산업·기술·시설이 모인 ‘(가칭)K-김 스마트 가공 거점센터’도 만든다. 물김 산지나 물류 거점지역에 정부가 주도하는 거점센터를 만들어 2030년 이후 모든 공정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를 위해 올해 준공 예정인 전남 수산식품수출단지를 시험장(테스트베드)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매점매석 행위 등 시장거래를 혼탁하게 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현장점검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마른김 제조공정 과정에서 중금속 오염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위생관리도 강화한다.
산업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세계 김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김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김산업 전문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김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역별 특성을 고려한 ‘김 산업 진흥구역’도 서천 신안 해남 진도 장흥 등 현행 5개소에서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생산부터 가공 유통 기술개발이 집적된 ‘(가칭)K-김 특화 블루푸드테크 단지’ 조성방안도 검토한다.마른김에 비해 부가가치가 2배 이상 높은 조미김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조미김 수출은 2021년 72%에서 지난해 56%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일본 김 작황이 좋지 않아 우리나라 마른김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조미김 수출업체는 647개,마른김 수출업체는 145개, 조미김과 마른김을 모두 수출하는 곳은 181곳이다.
해수부는 고부가가치인 조미김 수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기 위해 수출업체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우리식 김 영문 명칭인 ‘GIM’을 확산시켜 우리 김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영세한 김 업계의 규모화를 위해 종자·물김·마른김·조미김 등 김 업종별 단체 출범을 지원하고, 김 산업 현안에 함께 대응하는 등 상생협력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김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수산식품의 대표 상품”이라며 “안정적인 김 공급망을 마련하고 수급 조절, 산업 고도화로 김 가격을 안정시켜 국민들이 부담없이 김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김의 위상을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