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임소희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2026-06-10 09:28:03 게재

소희씨는 어릴 적 용돈 인상이나 학원 선택처럼 부모님을 설득해야 할 일이 생기면 근거 자료와 자신의 생각을 담은 PPT를 직접 만들어 설명하곤 했다. 매번 진지하게 귀 기울여준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럽게 발표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중학교 때는 독서 토론 대회와 사회 문제 발표 대회 등에 참가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책을 접하며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고교에 진학한 뒤에는 동아리와 교과 활동을 넘나들며 관심 분야를 꾸준히 탐구했다. 궁금증이 생기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심화 탐구로 답을 찾아갔고, 그 과정에서 ‘건강한 경영을 사회에 뿌리내리는 마케팅 전문가’라는 꿈을 구체화했다.

임소희

임소희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경기 창의고)

롤모델이 보여준 ‘ESG 경영’에 꽂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는 광고 기획자를 꿈꿨다. 중학교 시절부터 경영·마케팅 관련 책을 즐겨 읽으며 기업이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경영·경제 동아리인 ‘골든크로스’에 들어갔지만, 정작 무엇을 깊이 탐구하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다. 전환점은 고1 <영어>수업이었다.

수행평가를 준비하며 다양한 기업가를 조사하던 중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회장을 알게 됐다. 그의 삶을 따라가다 기업이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ESG(Environmental·Social· Governance)에 관심이 생겼고, 다른 기업 사례가 궁금해졌다. 마침 <과학탐구실험>에서 ‘적정기술’에 대해 배우며 식수 확보가 어려운 지역 주민들을 위해 휴대용 정수 필터 ‘생명 빨대(LifeStraw)’를 생산하는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해 탐구했다.

2학년 <생활과 윤리> 시간에는 애로우의 적극적 책임론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기사를 분석하며 ESG 경영을 표방하는 기업들을 조사했다. 이번엔 ‘ESG 경영을 실천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이 궁금해졌다.

“교과 활동에서 못다 한 탐구는 동아리로 이어갔어요. 2학년 때 동아리에서 친환경 이미지만 강조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를 파고들었어요. 종이 빨대 도입 등 친환경 정책을 적극 홍보하면서 각종 굿즈는 비친환경 소재로 대량 생산·판매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사례에 주목했죠. 잘못된 사례를 알리고 규제할 방법이 없을까 싶어 택소노미와 ESG 경영 실태까지 조사하게 됐고, 결국 정부의 정책, 대중의 관심이 맞물려야 기업이 ESG 경영을 제대로 수행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죠.”

여러 방면에서 이어온 ESG 탐구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또래 학생들이 ESG 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급식실 앞에 설문조사 부스를 설치하고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ESG라는 용어는 들어봤지만 실제 의미는 잘 모르는 학생이 많았다. 특히 환경(E)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사회적 책임(S)이나 투명한 경영(G)은 상대적으로 이해가 부족했다.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ESG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 자료를 제작했어요. 막연했던 광고·마케팅에 대한 관심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알리는 마케팅 전문가’라는 구체적인 진로 목표로 발전했죠. 자연 계열에 비해 인문 계열은 관심 분야를 파고들 때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넓어요. 고민하지 않고, 일단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큰 줄기가 완성돼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요.”

책 통해 관심 분야 확장

어릴 적부터 책을 통해 다양한 사회를 접해온 소희씨는 바쁜 고등학교에서도 관심 분야의 여러 책을 탐독했다. 그중 가장 큰 영감을 준 책은 헤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이었다. 시작은 2학년 <세계사> 시간에 한 ‘인물 평전 쓰기’ 활동이었다. 독일의 세계적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을 탐구하면서 그가 고안한 개념을 다룬 <히든 챔피언>을 읽었다. 독일 경제의 경쟁력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을 일컫는 ‘히든 챔피언’이라는 개념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규모는 작아도 특정 핵심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죠. 한데 ‘변화하는 세계 경영 환경 속에서도 유효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관심을 확장해 3학년 진로 활동에서 ‘히든 챔피언’의 강점은 유지하되 시장에서의 한계를 보완하는 기업 구조를 직접 설계해봤어요. ‘모듈형 챔피언’이라는 저만의 창의적 경영 모델이었죠. 당시 학급 회장을 맡고 있어서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1인 1역할’ 대신 모듈형 챔피언의 원리를 적용한 ‘문제 해결 중심의 학급 운영’을 실시했어요. 저조했던 참여율과 문제 해결이 지연된다는 단점이 눈에 띄게 개선됐어요.”

소희씨는 탐구 보고서를 작성해 서울 소재 10개 대학의 관련 전공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학교에서 호평받은 자신의 ‘모듈형 챔피언’이 전문가의 시선으로 보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답장을 준 곳은 한 군데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동안의 탐구 활동을 정리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죠. 다행히 숙명여대 면접에서 모듈형 챔피언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책을 ‘독후 활동’으로 한정하지 말고, 읽으면서 생긴 영감과 궁금증을 다른 탐구 활동으로 확장해보길 바라요.”

학교에서 진행한 모의 면접으로 자신감 UP

소희씨는 공동 교육과정이나 온라인학교 과목은 이수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개설된 <심화국어> <경제수학> <사회문제탐구> <생활과 과학> 등 진로선택 과목에서 관련 심화 탐구를 충실히 이어갔다. 목표는 수시 ‘면접형 종합전형’이었다. 수능 수학이 늘 약점이었기에 지원 대학의 최저 기준 충족을 목표로 공부하면서 면접 준비도 병행할 생각이었다. 한데 9월 모의고사에서 일명 ‘커리어 로우’를 찍었다. 정신이 번쩍 들어 남은 기간은 수능 공부에 매진했다. 수능 당일 저녁,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1차 합격을 확인했다. 일주일 뒤가 2차 면접이었기에 바로 면접 준비에 돌입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의 면접을 적극 활용했다. 국어 사회 영어 교과의 여섯 명의 교사가 번갈아 참여해 실제 면접처럼 질문을 던졌다.

“ESG 경영 탐구부터 동아리 활동, 리더십 경험 등 제가 답변을 준비한 질문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질문도 있었죠. 일부러 ‘깐깐한’ 태도로 압박 면접을 하시기도 했어요. 모의 면접을 영상으로 촬영해 제 말투와 태도, 답변 방식을 점검했어요. 학과 홈페이지에서 교수 인터뷰 영상과 릴스도 찾아봤죠. 덕분에 면접 당일 긴장감을 줄이고 후회 없이 답변할 수 있었어요.”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