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행정업무 전반에 ‘AI 에이전트’ 첫 도입

2026-06-11 13:00:06 게재

‘기획예산실록’ 구축하고 업무망에 ‘브리티웍스’ 탑재

예산 심의·통계 추출 돕는 5대 핵심 서비스 연내 가동

기획예산처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행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기획처는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예산 편성, 집행, 지출 구조조정 등 소관 업무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 기술을 전면 도입하는 ‘AI 기반 업무혁신 추진방안(AI-ON)’을 마련해 본격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예산·재정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다. 국가행정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기획처는 이를 위해 3대 분야, 8대 주요 추진 과제를 발굴했다. 앞으로 모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실행할 계획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오른쪽)과 박하선 행복공감봉사단장이 10일 경기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 연주단 ‘다소니 챔버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동행복권 제공

◆예산 실무 패러다임 전환 = 기획처가 추진하는 첫 번째 핵심 분야는 재정전략·성과관리·예산편성·집행 등 행정업무 전반에 걸쳐 총 5개 핵심 서비스 AI를 본격 도입하는 사업이다. 기획처는 이를 위해 ①기획예산실록 구축 ②데이터플랫폼 구현 ③AI 서비스 도입 등 3단계 과제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간다. 보안과 효율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포함됐다.

1단계로 기획처 내 개인 PC와 메신저 등에 흩어져 있는 방대한 업무 자료를 하나의 중앙 저장소로 통합한다. 이를 통해 ‘기획예산실록’을 구축할 예정이다. 2단계에서는 통합된 자료를 AI가 즉시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한다. 기획처 고유의 고도화된 지식 데이터베이스(DB)를 다지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의 범정부 생성형 AI 모델과 연계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최적의 환경에서 행정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플랫폼을 함께 구현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에 이르면 구축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5대 핵심 AI 서비스가 가동된다. 올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운용된다. 도입되는 서비스는 총 다섯 가지다. 먼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유사 사업을 검색하고 예산액 변화 추이를 분석해 예산 요구내역 검토와 편성을 지원하는 ‘예산 어시스턴트’(2027년 1월 가동)가 있다. 한국은행 통계나 환율·국채 등 거시경제 및 시장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가공해 맞춤형 분석을 돕는 ‘매크로뷰’도 도입된다.

국회·감사원 지적사항과 언론 보도를 학습해 지출 효율화 대상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안건 초안을 짜주는 ‘지출 돋보기’도 포함됐다. 의원 발의 법률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국회 질의서를 담당 부서로 자동 분류해 답변 초안을 작성하는 ‘빌스캔’(재정수반법률안 8월 개편, 12월부터 운용) 역시 가동을 준비 중이다. 외부망 접속 없이 내부망 한글 프로그램에서 직접 보도자료나 말씀자료 등 보고서 초안 작성을 돕는 ‘스마트보고서’도 연내 포진한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수기로 유사 사업을 조회했다. 보고서와 답변서도 일일이 작성하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AI가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초안을 자동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전환된다.

◆태안연수원 1박2일 교육 = 두 번째 분야는 기획처 전 직원을 AI 혁신 리더로 길러내기 위한 역량 강화 프로젝트다. 전 직원이 과거 전자계산기를 도입했을 때처럼 생성형 AI를 능숙하게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준별 온·오프라인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기획처는 지난 5월 초·중급반 수준별 교육과정을 이미 운영했다. 6월부터는 직원들의 수요를 반영해 태안연수원을 활용한 1박2일 몰입형 교육을 시작한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유연한 방식의 오프라인 교육도 함께 전개한다. 온라인상에서는 맞춤형 과제 피드백을 제공하는 1:1 실습 중심의 강좌를 병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월간 브라운백 미팅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전문가 특강을 열 계획이다. 기획처 내부의 우수 AI 활용자가 직접 현업적용사례와 업무 자동화 노하우를 동료들에게 전수하는 자리도 만든다. 기획처 내 자발적 조직문화 혁신 협의체인 ‘Vision X’와 연계한 ‘AI-X’ 학습동아리도 신설한다. 직원 주도의 프로그램 개발과 실무 적용 방안을 연구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지원 체계를 다질 계획이다.

◆프롬프트 공유하는 ‘지식라운지’ 개설 = 세 번째 분야는 실무 중심의 교육과 자발적 역량개발이 성과공유와 현장실증으로 연결되는 ‘참여형 확산 모델’ 구축이다. 단순한 도구의 소비자를 넘어선다. 직원 스스로 혁신의 주체이자 개발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용 게시판인 ‘AI 지식라운지’를 신설한다. 직원들이 실무에서 개발한 자신만의 AI 활용 노하우(프롬프트 명령어 등)와 자체 개발 에이전트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타인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쓰던 방식에서 탈피한다. 집단지성을 통한 유기적 혁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AI 청년 셰르파’ 제도를 도입한다. 대학 동아리와 IT 스타트업의 역량 있는 인재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들이 일반 직원들의 자발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기술 고도화 과정을 1:1 멘토링 형태로 밀착 지원한다. 나아가 국민과 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AI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발굴된 우수한 대국민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제 행정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획처는 속도감 있는 업무혁신 추진을 위해 ‘AI 업무혁신 추진단’을 가동한다. 기획조정실장이 단장을 맡는다. 추진단 산하에는 전담 실무 조직인 ‘AI 전담팀’을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한다. 인공지능 에이전트 개발 등 가시적인 업무개선 성과를 창출한 직원에게는 혜택을 준다. 성과평가 가점 부여와 포상금 지급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최적화된 인프라 조성책도 시행된다. 기획처는 원활한 내부소통과 협업을 위해 사내 메신저와 협업 도구를 AI 기반의 ‘브리티웍스(Brity Works)’로 전면 전환하기로 했다. 메신저, 메일, 일정관리, 드라이브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내부망에서도 보안 우려 없이 AI 모델을 연동할 수 있다. 실무에 즉시 활용하도록 최적의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명중 기획처 기조실장은 “이번 혁신 모델을 안착시켜 공공부문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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