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공업용수 공급조례 강행…특혜 논란

2026-06-11 13:00:07 게재

LH에 ‘공업용수 사용’ 허용

시 “상위법 위반, 재의해야”

부산시의회가 환경부와 부산시의 반대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명지국제신도시 인공수로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을 강행해 논란이다. 부산시는 상위법인 수도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재의 요구에 나설 예정으로, 시의회가 재의결할 경우 대법원 제소까지 검토하고 있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지난 4월 보류됐던 수도급수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공업용 수도 요금은 수요자 부담으로 하며 산정기준은 규칙으로 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LH가 명지국제신도시 인공수로 유지용수로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다.

하지만 부산시와 환경부는 상위법 위반 소지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행 수도법은 공업용수를 ‘공업용에 적합하게 처리해 공급하는 수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인공수로 유지용수는 공업용수 공급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환경부 역시 조례 개정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요금 문제가 아니라 상위법 충돌 여부가 핵심”이라며 “공업용수를 공업 목적 외 용도로 공급하는 것은 수도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도 여전하다. LH는 톤당 1580원 수준의 생활용수 대신 톤당 180원 수준의 공업용수 공급을 추진해 왔다. 시의회는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최소 생산원가인 톤당 430원 수준까지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생활용수보다 훨씬 저렴하다.

공업용수가 비공업용 목적으로 공급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논란이다. 동부산권 산업단지 10여 곳과 수백 개 공장도 공업용수를 공급받지 못해 생활용수를 사용하고 있다. 다대포낙조분수와 시내 물놀이터 등 공공시설 역시 생활용수를 사용한다. LH 인공수로에만 공업용수 공급이 허용되면 특혜 시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재의 요구 시점이 변수다. 제9대 부산시의회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다. 현재 진행 중인 6월 정례회는 제9대 의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기로, 마지막 본회의는 오는 23일 열린다.

해당 조례안은 이번 정례회를 넘기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 시의회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처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부산시가 23일 이전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할 수 있다. 반면 23일 이후 재의를 요구할 경우 별도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지 않는 한 재의결이 어려워 조례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상위법 위반 문제가 있는 만큼 시의회가 재의결하더라도 대법원 제소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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