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추진
과태료·과징금 등 체납액 일괄 관리
물가·주식·부동산 탈세에 엄정 대응
국세청이 기존의 세금 징수 업무를 넘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과태료, 과징금 등 수조원대 ‘국세외수입’ 체납까지 통합 관리하는 ‘통합 재정수입기관’으로의 체질 개선을 공식 선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국민 생활을 위협하는 물가 폭리,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부동산 투기 등 3대 분야에 국세청의 모든 세무조사 역량을 총집중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임광현(사진)국세청장은 11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주권정부 1년 차 핵심 성과 및 2년 차 업무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임 청장은 “지난 1년이 반칙과 특권을 걷어내고 조세정의를 바로 세운 시간이었다면, 2년 차는 국민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창출하는 대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세청의 역할과 위상의 대대적인 변신이다. 현재 과징금, 과태료, 변상금 등 95개 종류에 달하는 국세외수입은 약 300여개 법률에 따라 전국 4500여개 관서에서 개별적으로 관리되면서 징수율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었다. 실제로 연간 체납액이 16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징수율은 과태료 40%, 변상금 22%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세청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국가 재정수입을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선진국형 통합 징수 체계를 전격 도입한다. 기존의 ‘국세 징수기관(NTS, National Tax Service)’이라는 영문 틀에서 벗어나, 국가재정 혁신을 총괄하는 ‘통합 재정수입기관(KRS, Korea Revenue Service)’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오는 7월부터 ‘국세외수입 체납관리단’을 가동하고 하반기 중 기간제 근로자 7000명을 채용해 384만명에 달하는 체납자 실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명단 공개, 출국금지 등 강력한 간접 강제 수단이 포함된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법’ 제정과 전산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년 차 최우선 과제로 물가·주식시장·부동산 등 국민 생활과 자본시장 질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3대 반사회적 탈세’ 근절을 꼽고, 가용한 모든 세무조사 카드를 동원하기로 했다. 가격 담합이나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 원자잿값 상승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생필품·먹거리 밀접 업종 등 장바구니 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민생침해 탈세자를 집중적으로 솎아낸다.
개인 투자자 피해를 초래하는 주가조작 세력, 기업 자산과 이익을 빼돌리는 ‘터널링’ 혐의 업체, 불법 리딩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정조준한다. 국세청은 이미 지난달 주가조작 세력 등 31건에 대해 고강도 2차 기획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대출 규제를 우회한 외국인의 고가주택 취득, 편법 증여인 ‘부모 찬스’를 이용한 연소자의 초고가주택 매입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법인 소유 고가주택과 슈퍼카의 사적 사용을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권의 사업자 대출을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꼼수 사례를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반칙과 특권을 배격하는 확고한 조세정의 아래, 악의적 탈세와 고의적 체납에는 누구보다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동시에 성실 납세자와 소상공인에게는 조사 시기 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따뜻한 세정 지원을 확대해 국민 중심의 세정을 흔들림 없이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