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갈등 장기화에 중간지대 의원들 "위험하다"

2026-06-18 13:00:04 게재

민심 수습책 없는 갈등 우려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계파간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격화되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당 지지율이 하락하는데도 민심 수용책보다는 당권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특히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등 중간지대 의원들 안에서 국정동력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대변인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8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귀국 환영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17일 언론 공지에서 “이 대통령의 귀국 환영 행사에는 국무총리, 행안부 차관 등 정부 인사와 당 대표·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출국 당시 환송 행사에는 김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은 참석했으나 정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6.3 지방선거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점, 김민석 총리가 차기 당권 도전의사를 공식화한 것 등과 맞물려 당·청 갈등의 단면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이 순방 중에도 SNS에 올린 ‘여당 책임론’을 놓고도 친청(친정청래)·반청으로 갈려 엇갈린 해석을 내놓는 등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의 이례적인 ‘귀국 환영 행사 예고’가 여권 내홍의 봉합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권 내부의 갈등 조정을 위한 숨고르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예정일에 맞춰 오는 24일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책임론은 물론 집권 2년차에 돌입한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관계 설정 등을 놓고 친청·반청계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가 연임 도전 외에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지도부 회의에서 주고받던 비판공세는 예선전 수준이고 정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가 본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 전선이 선명해지면서 양 진영에 포함되지 않은 의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재선의원은 “진영으로 갈려 싸우는 모습에 선거 결과에 안타까워하던 지지자들이 화를 내고 돌아서는 상황”이라며 “이러다가는 더 큰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한 초선의원은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하는데 정작 선거를 주도한 여당은 다음 당권싸움만 벌이는 것으로 비치는 것 아니냐”면서 “승리를 의심하지 않은 수도권 선거구에서 졌는데 여당이 유권자 마음을 얻기 위한 구체적 처방을 내놓지 못하면 다음 선거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침묵하던 의원들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도 이어지고 있다. 친청·반청계와 거리가 있는 이기헌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집권 1년 차에 맞이한 전당대회에서 당과 정부가 갈등하거나 경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향후 4년간 국정 운영의 동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정 대표의 불출마와 함께 안정적인 전당대회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시절 정책위원장을 맡았던 진성준 의원도 16일 YTN 라디오에 나와 “지방선거에서 ‘뼈아픈 승리’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는데 계파 갈등으로는 국민 지지를 회복하기 어렵다”면서 “지금은 민주당표 민생개혁 시즌2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권리당원 1인 1표제’ 등을 거듭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1기 임기에서 정 대표가 제기해 당 안에서 이미 현실화된 상황”이라며 “연임메시지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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