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관저 이전 의혹 수사 확대
‘부실감사’ 감사단장 구속 심사
‘예산전용’ 기획예산처 간부 조사
윤석열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기소한 데 이어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공무원 손 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손씨가 관저 이전 감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서류를 조작하는 등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감사원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집무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공사 업체로 선정됐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자 감사를 진행했다. 손씨는 당시 감사 실무를 총괄한 감사단 단장이었다.
감사원은 약 2년간의 감사 끝에 2024년 9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논란이 된 21그램은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공사는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이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실제 당시 21그램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사실상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원담을 내세워 합법적인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진행했다는 게 특검의 수사 결과다.
특검팀은 감사원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감사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보고 있다.
손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손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맡았던 유병호 감사위원 등 윗선의 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과정에서의 불법 예산 전용 의혹과 관련해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17일 기획예산처 소속 A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공사 당시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8억원 규모의 행정안전부 예산을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지난 9일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특검팀은 당시 기획재정부도 예산 전용에 가담하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획예산처 및 전 기재부 예산실장,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예산 전용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