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MOU 발효
트럼프 직접 서명 … 호르무즈 무상 통항 기간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발효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란이 60일간 무상 통항 기간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핵심 조항을 둘러싼 해석 충돌이 불거졌다.
백악관 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합의가 발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측도 양국 대통령이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양측은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대면 서명을 할 예정이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의 원유 판매 재개를 앞당기기 위해 서명 시점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 중 실물 문서에 서명했고, 서명된 문서의 촬영본이 이란과 중재국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앞서 지난 14일 전자서명 방식으로 MOU 체결 절차를 진행했으며, 당시에는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서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서명 주체의 격을 양국 정상 수준으로 높이면서 공식성을 강화했다.
MOU가 발효되면서 이란은 즉시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와 통항 방해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하고, 30일 이내에 이를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파생상품 수출을 허용하는 면제조치도 발효한다. 해당 면제는 은행 보험 운송 등 관련 서비스까지 포함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MOU는 모두 1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핵심 내용은 △군사작전의 즉각적·영구적 종료 △60일 이내 최종 합의 협상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이란 핵무기 개발 금지 △고농축우라늄 처리 △대이란 제재 완화 △동결자산 해제 △이행 감시 메커니즘 설치 등이다. 양국은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종식하고 상호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하며 서로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키로 했다.
미국은 최종 합의 일정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IAEA 이사회 결의, 미국의 1·2차 제재를 포함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최소 300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마련하고, 관련 금융 거래에 필요한 허가와 면제를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합의 발효 직후 호르무즈 해협 수수료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국영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60일의 무상 통항 기간이 끝나면 선박에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자유롭게 개방되고 통행료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 배치된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19일 스위스에서 예정대로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지만 대면 서명식이 열릴지는 불분명하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