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23일 본격 줄다리기
노사, 최초요구안 제시할 듯
최임위, 업종별 차등적용 부결
내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23일부터 본격적인 인상 수준 논의에 들어간다.
최저임금위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1표, 반대 1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표결에는 노동자위원 8명과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모두 26명이 참여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첫해 한시적으로 시행됐지만 노동계 반발로 이듬해부터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돼 왔다. 매년 경영계가 차등 적용을 요구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로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도 노사는 회의 초반부터 첨예하게 맞섰다. 사용자위원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숙박·음식업 등 취약 업종의 지급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식·외국식 음식점업과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업 등 3개 업종을 대상으로 일반 인상률의 절반 수준만 적용하고 업종 간 격차는 10% 이내로 제한하는 시범안을 제시했다.
반면 근로자위원들은 특정 업종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건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하는 발상이라고 반대했다. 특히 차등 적용이 여성·청년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다며 임금을 낮춘다고 일자리가 늘지 않고 오히려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된다고 주장했다. 또 2024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1위가 ‘업종 경쟁 심화’(61.0%)이고 ‘최저임금’은 5위(17.5%)에 그친다며 경쟁 심화와 상권 쇠퇴 등 구조적 문제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주요 쟁점이었던 도급제 노동자 적용 확대와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는 모두 일단락됐다. 최임위는 23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의 최초 요구안을 바탕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앞서 노동계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아직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예년처럼 올해 수준인 1만320원의 동결 또는 최소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최종 시한을 넘겼다고 해도 최저임금위는 남은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