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D 회계투명성 55위…여전히 하위권

2026-06-19 13:00:04 게재

국가경쟁력 21위, 회계는 낮은 평가 … “당국이 강력한 정책 신호 보내야, 모멘텀 필요”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국제 평가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개혁의 실질적 효과가 기업 현장에서 체감되지 못하고 있으며, 회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6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회계투명성 부문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70개국 중 5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60위에서 5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21위로 6계단 상승해 중상위권에 진입하면서 회계투명성 평가와 대조를 이뤘다.

IMD 회계투명성 평가는 ‘감사·회계 관행’ 항목으로, 기업 경영진 등의 설문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회계와 감사가 적절하게 이행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회계투명성은 기업효율성 부문의 경영관행을 구성하는 세부 평가항목이다. 한국은 기업효율성 34위, 경영관행 49위를 기록했지만 회계투명성은 55위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회계투명성 순위는 2015년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건 이후 2016년 평가에서 61개국 중 61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7년에도 63개국 중 63위였다. 2019년까지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회계개혁 영향으로 2020년 46위, 2021년 37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022년 오스템임플란트에서 2000억원대의 횡령, 모 은행에서 700억원대의 횡령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순위는 53위로 추락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47위와 41위로 간신히 상승했지만, 2025년 60위로 다시 급락했다. 회계개혁의 핵심 제도인 주기적 지정감사제가 시행 7년째를 맞은 지난해 회계법인들의 감사계약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감사품질 저하 우려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회계법인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과당 경쟁을 벌이는 등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계개혁과 감독 강화 등에 따라 기업들이 회계환경 변화와 개선을 체감하면서 순위가 상승한 측면이 있지만 최근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회계투명성 개선을 체감할 만한 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회계기본법 제정, 감사품질 제고, 회계감독 체계 강화 등 회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감사보수 인하 경쟁과 감사시간 축소 압박 등이 지속되면서 감사품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정부나 감독당국이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강력한 정책 신호를 보내고 시장이 이를 체감할 수 있어야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며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계투명성 부문 상위권 국가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1위였던 아이슬란드는 올해 5위로, 덴마크는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작년 17위였던 아일랜드는 올해 2위로 급등했고 대만도 6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주요 국 가운데 독일은 16위를 유지했고 영국은 58위에서 18위로 큰 폭 상승했다. 미국은 36위에서 27위로, 프랑스는 31위에서 39위로 순위가 엇갈렸다. 한국은 일본(50위)에도 뒤처졌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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