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청사’ 갈등 재점화
민형배 ‘주사무소 순천’ 발언에
전남서부권 반발…동부권 환영
오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주청사’ 입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주청사 위치에 따라 주요 정책과 예산, 인구 등 통합특별시의 밑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청사’ 갈등이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최대 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갈등은 민형배 당선인 입에서 시작됐다. 민 당선인은 지난 17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남 동부청사를 주사무소 소재지로 등록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특별시의 법적 주소이자 각종 법률관계의 기준점인 주사무소 주소지를 순천으로 두겠다는 뜻이다. 이는 민 당선인이 그간 밝힌 ‘순천 무안 광주 3개 청사를 균형있게 운영하겠다’는 입장과 달리 해석됐다.
앞서 행정안전부도 “사무소 소재지는 주사무소를 기준으로 1개만 인정할 수 있다”고 권고했지만 “복수의 청사를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혀 사실상 ‘주사무소를 당분간 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주청사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을 의식했다는 의미다.
민 당선인 측은 전남 서부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주사무소 소재지와 주청사 위치는 다른 문제’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전남 서부권은 ‘주사무소=주청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동부권인 여수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책연대의 연장선”이라며 “순천 동부청사는 기획, 예산, 인사 등 통합특별시의 핵심 행정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당장 전남 서부권 기초단체장 당선인들과 정치권은 18일 일제히 반발했다. 이날 목포 해남 영암 무안 완도 진도 신안 등 전남 서부권 7개 시·군 단체장은 성명을 발표하고 “통합특별시 주청사(주사무소)를 현 전남도청 청사인 무안청사로 확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남 서부권 목포가 지역구인 김원이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주청사는 남악(무안)이 맞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민 당선인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나주를 주사무소’로 제안하는 아예 다른 주장을 내놨다. 전남광주도시미래시민연대추진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 안에 두면 전남의 흡수통합 불안이 커지고, 무안이나 순천에 두면 광주와 다른 권역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며 “광주와 전남의 상징성을 지닌 공동혁신도시에 주청사 기능을 두면 광주의 중심성과 전남의 주체성을 함께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 당선인이 주사무소를 정하면 주청사 갈등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인지, 아니면 지역 여론을 떠보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주청사 문제가 통합 특별시정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