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가격인상 확인에 부품주 급등
샌디스크 11.7% 급등
무라타·TDK 동반 강세
애플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부품주가 일제히 뛰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D램과 낸드플래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등 핵심 부품 공급이 빠듯해지자,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도 관련 비용 상승분을 더는 자체 떠안기 어렵다는 신호를 낸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이 소식에 미국 증시에서 샌디스크는 11.7% 오른 2184.75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8.6% 상승한 1133.9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이를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한층 강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AI 서버 투자가 메모리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소비자 전자업체의 조달 부담은 커지고 있다. D램과 낸드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급등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저장장치 수요가 늘면서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은 공급 대기선에서 밀리는 구조가 됐다. 애플처럼 협상력이 큰 기업까지 가격 인상을 언급했다는 점은 공급 부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키웠다.
메모리주 강세는 도쿄증시로도 번졌다. 일본증시에서 무라타제작소는 AI 데이터센터용 MLCC 수요 기대에 힘입어 급등했고, TDK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무라타와 TDK는 모두 애플 공급망에 속한 일본 대표 전자부품사로, 아이폰용 MLCC와 배터리·센서 등을 공급해온 핵심 업체로 꼽힌다.
특히 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40% 안팎을 차지하는 1위 업체로, 서버 전력 안정화에 필요한 고용량 MLCC 분야에서도 대표주자로 평가된다. AI 서버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해 전력 밀도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은 전압 변동을 제어하는 MLCC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전 거래일보다 8.27% 오른 220만원에 마감하며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함께 보유한 업체로, AI 서버와 전장용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만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관건은 실제 가격 인상과 출하 증가가 실적으로 이어지는지다. 애플의 가을 신제품 가격 정책, 하반기 메모리 계약 가격,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향후 반도체 부품주의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