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람 다리, 의료폐기물 관리 허점 드러내

2026-06-19 13:00:04 게재

DNA 확인서 요양병원 입원환자 다리로 판명

경찰, 수술실 없는 병원서 절단 의혹 수사 착수

인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돼 강력범죄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신체 일부로 확인됐다. 의료폐기물로 처리돼야 할 인체 조직이 일반 재활용품 시설까지 유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료폐기물 관리 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지난 10일 발견된 사람의 왼쪽 다리와 인천 중구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여성 A씨의 유전자(DNA) 정보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A씨의 다리가 운반 차량을 통해 인천 연수구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로 반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 붕대에 감긴 사람 다리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신체 일부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된 점을 고려해 강력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통해 해당 신체가 키 161~165㎝ 성인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확보한 뒤 실종자 DNA 대조와 차량 동선 추적 등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17일 요양병원 관계자가 “발견된 다리가 우리 병원에서 배출된 것일 수 있다”는 취지로 신고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수사 초점은 이제 강력범죄 여부가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과 절단 수술 경위 확인으로 옮겨졌다. 특히 해당 요양병원은 신경외과와 외과, 한방과 의료진을 갖추고 있으나 별도의 수술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절단 수술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병원측은 괴사한 환자의 다리를 절단한 뒤 의료폐기물 용기에 담아 배출했으나 청소 직원이 이를 석고붕대 폐기물로 오인해 일반 폐기물로 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은 인체 조직을 포함한 의료폐기물을 전용 용기에 담아 일반 폐기물과 분리해 수집·운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측 설명과 별개로 의료폐기물 처리 절차와 수술 경위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리가 폐기된 구체적 경위와 함께 해당 수술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등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강력범죄 의혹은 해소됐지만 의료폐기물 관리와 요양병원 안전관리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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