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품은 1000평 도서관…여의도 새 명소
영등포구 ‘브라이튼 도서관’
개관 두달만에 12만명 방문
“기대가 컸어요. 공사가 좀 늦어져서 한참 기다렸어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사는 40대 주민 홍 모씨. 학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거의 매일 찾는 공간이 있다. 집 바로 옆에 생긴 ‘브라이튼 도서관’이다. 중학생 딸까지 아이들이 읽을 책을 찾아 멀리 마포구까지 방문하곤 했던 그에게 새 도서관은 반갑기만 하다. 홍씨는 “한층에 모든 열람실이 다 있다”며 “환경이 쾌적하고 편안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 열람실에서는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어 아이와 함께 어린이 자료실을 이용한다”며 “인기 도서는 예약이 밀려 대출이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23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브라이튼 도서관이 개관 두달만에 12만명이 찾는 여의도 새 명물로 자리 잡았다. 서울 자치구는 물론 멀리 지역에서까지 지자체와 민간기관 벤치마킹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과 덴마크 등 외국에서도 찾아와 시설을 둘러보고 운영법을 배워갔다.
브라이튼 도서관은 옛 문화방송 부지 복합개발 사업 과정에서 기부채납 받은 공간에 조성됐다. 전용면적 3488㎡로 1055평에 달한다. 총 70억8900만원을 투입해 조성한 대형 공공도서관에는 현재 장서 2만8019권이 비치돼 있다. 최대 6만권까지 갖출 수 있다. 국제금융지구에 위치한 만큼 영어특화구역을 마련해 외국 도서와 우리책 외국어 번역본을 가득 채운 점도 눈길을 끈다.
영등포구는 특히 주민들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공간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도서관은 총 14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구는 “1971년 여의도 개발 이후 약 55년만에 들어선 첫 대형 공공도서관”이라며 “여의도지역 내 부족했던 문화 기반을 채울 상징적인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는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주거지역인데 그간 대형 공공도서관은 물론 공공 수영장과 체육관 등 생활체육시설이 전무했다.
도서관 내부에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물 내부에 있는 58개 기둥을 서가나 사방으로 열린 방 등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바깥 정원과 실내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독서와 휴식, 문화가 공존하도록 했다. 최호권 구청장은 “처음에는 기둥밖에 안보였는데 지금은 기둥이 있나 싶을 정도”라며 “도서관이 정원을 품은 형태라 어느 열람실에서도 자연 속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튼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은 하루 평균 2500명 가량이다. 지난 3월 31일 임시 개관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누적 방문객은 11만8981명에 달한다. 평일에는 인근 주민과 직장인, 주말이면 유아차를 끌고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도서관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여의동점도 인기다. 381㎡ 규모 공간을 영어 특화형으로 꾸몄다.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증강현실 동화책, 운동 놀이 등 공간을 배치했다. 원어민 강사가 상주하며 영어 동요와 과학놀이 등 다양한 체험을 돕는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민선 8기 들어 서울 자치구 13위 수준이던 도서관 규모가 3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 전국 도서관 평가에서는 양평동 선유도서관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최호권 영등포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여름과 겨울을 나는 신길책마루문화센터에 이어 브라이튼까지 우리나라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