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양자컴퓨터 다시 띄웠다

2026-06-23 13:00:02 게재

2028년 연구용 개발 목표

해킹 대비 시한 4년 앞당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자컴퓨팅 산업을 다시 전략 산업 전면에 세웠다. 인공지능(AI)에 이어 차세대 계산 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팅을 육성하기 위해 행정명령 2건을 내고, 정부와 민간 기업의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양자컴퓨터 개발을 앞당기고,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첫번째 행정명령은 미국 에너지부 등 연방기관이 민간 기업, 학계와 협력해 2028년까지 과학 연구가 가능한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양자컴퓨터가 실제 산업과 연구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인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특정 문제를 훨씬 빠르게 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기술 장벽이 크지만, AI 발전을 보완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는 미국의 양자 리더십에 전례 없이 투자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의 우위를 더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행사에는 컴퓨터·클라우드 기업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루스 포랏 사장도 참석했다.

행정부는 2028년 목표를 더 큰 양자컴퓨터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연구용 양자컴퓨터가 기업용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는 이 목표를 측정하기 위한 기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두번째 행정명령은 보안에 초점을 맞췄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연방기관과 보안 전문가들이 대응 체계를 앞당겨 갖추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기관이 양자 해킹에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2031년까지 개발하도록 지시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정한 기존 목표인 2035년보다 4년 빠르다.

행정명령은 전력, 수도 등 핵심 기반시설의 보안 전환 계획도 우선순위에 올렸다. 양자 보안 기업 큐시큐어의 레베카 크라우트해머 CEO는 “이번 행정명령은 더는 이론에 머물 수 없는 보안 전환에 날짜를 못박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무부와 미 전쟁부(국방부)에 앞으로 5년 안에 양자 센서를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양자 센서는 기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GPS 교란이 잦은 전쟁 상황이나 우주 탐사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양자컴퓨팅 기업에 대한 상무부의 수십억달러 규모 지원과도 맞물린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기술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들도 더 큰 양자 시스템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관련 기업 주가는 최근 몇 달 새 급등했다. 다만 회의론자들은 양자컴퓨터가 약속한 성과를 내려면 안정성, 오류 보정, 상용화 비용 등 큰 기술 난관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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