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폐강 책임 교수 징계 ‘위법’
법원 “대학 책임전가 … 견책 위법”
3학기 연속 미달 이유 승급 제한
대학이 강의 폐강을 이유로 교수를 징계하고 호봉승급까지 제한했지만, 법원은 이를 대학 운영상의 문제를 교수 개인에게 떠넘긴 조치로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한 사립대 조교수 조 모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청심사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호봉승급 제한과 견책 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을 취소했다.
조씨는 대학으로부터 2023학년도 1학기부터 2024학년도 1학기까지 3개 학기 연속 책임시간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1년간 호봉승급이 제한됐고, 이후 4개 학기 연속 미달을 이유로 추가 호봉승급 제한과 견책 처분까지 받았다. 조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대학이 부족한 강의시간을 다음 학기로 넘기면서 원래 주당 9시간인 책임강의 기준까지 함께 높여 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원준칙에 책임강의시간 자체를 늘릴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며 “부족한 강의를 보충하는 것과 인사평가 기준을 높이는 것은 별개”라고 지적했다.실제 조씨는 주당 9시간 강의로 기준을 충족했지만, 대학은 이전 학기 부족분 3시간을 반영해 기준을 12시간으로 높여 미달로 판정했다.
견책 처분도 취소됐다. 대학은 수강생 2~3명인 강의는 유지하면서도 4명인 강의는 폐강하는 등 폐강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이런 운영상 문제를 외면한 채 폐강 책임을 교수 개인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의 배정과 폐강 기준 등 대학 운영상의 문제를 외면한 채 폐강 책임을 교수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며 강의 폐강의 원인이 교수 개인보다 학과 운영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호봉승급 제한은 사실상 감급에 준하는 인사조치로 소청심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이를 각하하고 견책 처분을 기각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