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스페이스X 검사, 자산운용사 확대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상 과장광고 혐의
지수방법론 준수 관련 다른 곳도 대상
이찬진 “미래에셋, 어처구니없는 상황”
금융감독원이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전방위 검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로 검사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4일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한다. 한투운용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기관투자가 자격으로 참여해 배정받은 공모주를 자사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담겠다고 광고했다. 특히 다른 ETF와 달리 공모가격으로 당일 편입한다고 밝히면서 과장 광고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한투운용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한투운용과 함께 다른 자산운용사들에 대해서도 스페이스X를 편입한 ETF를 대상으로 지수방법론 준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지수 편입이 예정된 종목을 실제 편입 시점 이전에 미리 편입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22일 이찬진 금감원장 정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지수 방법론을 위배해 ETF를 미리 편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스페이스X ETF를 둘러싼 또 다른 쟁점으로 지수방법론 준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기초지수 산출기관이 정한 편입 기준과 시기를 따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 직후가 아니라 상장일로부터 일정 기간(T+1 또는 T+2)이 지난 뒤 지수에 편입되도록 방법론에 규정돼 있다.
금감원은 일부 ETF가 투자자들에게 상장 당일 편입 가능성을 안내했거나 실제 상장 당일 종목을 편입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수방법론상 종목이 아직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는데 ETF가 먼저 종목을 편입했다면 ‘지수 추종’이라는 ETF의 기본 운용 원칙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패시브 ETF인 ‘KODEX 미국우주항공’에 스페이스X를 상장 당일 편입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패시브 ETF는 통상 기초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구조인 만큼 지수산출 방법론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상품 판매 과정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전문투자자 분류 절차와 투자자 보호 체계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 투자자 가운데 전문투자자로 분류된 약 4000명의 적정성 여부도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찬진 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과 관련해 “물량이 1주도 배정되지 않은 것은 저도 이해가 안 간다”며 “배정 관련 경위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의 검사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ETF 투자 과열과 관련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해외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도입됐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크지 않았던 반면 투자 과열과 변동성 확대 등 부작용은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