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98% “미성년자 스마트폰 제한”

2026-06-24 13:00:28 게재

김영호 의원 “자녀보호 안심폰 보급 필요” … 프랑스 호주 등 ‘SNS 금지법’ 통과 확산

우리나라 학부모의 대다수는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인천·경남 소재 초·중·고 재학생 학부모 약 5만2000명을 설문한 결과, 98.1%가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사용에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스마트폰 중독, 과다 의존. 연합뉴스

‘스마트폰이 유해 콘텐츠나 부적절한 정보 노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답한 학부모가 전체의 97.5%에 달했다. ‘학습 집중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96.0%),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93.9%), ‘스마트폰 사용 문제가 가족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90.4%)는 응답도 90%가 넘었다.

2023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는 국내 어린이의 29.9%가 생후 24개월 이전에 스마트폰을 처음 써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5살 이전도 71.5%나 됐다. 개인 스마트폰을 갖게 되는 시기 역시 초등학교 입학 이전이 15.9%, 초등학교 1·2학년 때가 44.3%로 초등학교 고학년 전이 60% 이상이었다.

김 의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기능이 충분히 지원된다면 제한형 대안 기기를 우선 고려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92.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유해 콘텐츠 노출 방지’라는 응답이 78.6%로 가 가장 많았고 ‘연락과 안전 기능’(63.2%),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54.5%), ‘사이버 범죄 노출 방지’(29.4%) 등이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이번 설문 결과는 학부모들이 스마트폰의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아이의 안전과 학교생활 때문에 스마트폰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에듀 안심폰’을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듀 안심폰은 통화와 안전 애플리케이션 등 청소년에게 필요한 기능은 강화하되, 숏폼·SNS·게임·익명 채팅 같은 중독성과 위험성이 큰 기능은 제한하는 학생용 스마트 기기다.

김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사,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에듀 안심폰의 기능과 운영 기준, 학교 현장 적용 가능성, 학부모 수요 등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거나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5건이 국회에 계류돼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3월 미성년자 계정의 알고리즘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개정법을 각각 발의했다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이 3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다만 구체적인 제한 범위(쉬는 시간 포함 여부), 보관·수거 방식 등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해 학교마다 다르다.

외국에선 이미 ‘SNS 금지’가 확산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주요 플랫폼에서 16세 미만 계정의 등록을 금지하는 법을 최초로 도입했다. 프랑스는 1월 ‘15세 미만 SNS 금지법’이 하원이 130 : 21의 압도적 표차로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3월 말엔 상원에서도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덴마크 그리스 포르투갈 등도 이미 청소년 SNS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올해 중 시행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도 14~15세를 기준으로 법안을 내놓고 있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청소년의 SNS 사용을 규제하는 제도를 검토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어떤 기술로 완벽하게,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사용자의 나이를 인증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설계된 법안에 따르면, ‘나이 인증’의 책임은 ‘SNS 플랫폼 기업’에 있다. 만약 제대로 인증하지 않고 15세 미만 청소년을 가입시켰다가 걸리면, 기업이 수백억 원대의 막대한 과징금을 물어야 하고 정부로부터 제재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완벽한 차단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원한다면 아이들은 우회 경로를 통해서라도 기어이 접속할 것이고, 실효성 없는 정책을 계기로 온 국민이 빅 브라더의 감시망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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