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러, AI 전력붐 타고 1천달러 돌파

2026-06-24 13:00:18 게재

올해 78%↑다우 상승률 1위

AI 데이터센터 수요 수혜

캐터필러 자회사 솔라터빈스의 가스터빈 발전 설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발전원으로 활용된다. 사진=캐터필러 홈페이지
올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캐터필러가 주가 1000달러 고지를 처음 넘어섰다.

건설장비 회사인 캐터필러 주가는 22일(현지 시각) 3.7%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했지만, 23일에는 984.24달러로 내려앉으며 단기 조정을 받았다. 캐터필러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주가가 1000달러를 웃도는 종목은 골드만삭스와 캐터필러뿐이다.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를 기준으로 종목별 비중을 정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높은 종목일수록 지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마켓워치는 캐터필러가 이날은 물론 이달과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다우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캐터필러 주가는 올해 들어 78% 넘게 올랐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역대 최고 상반기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존 기록은 1997년 상반기의 42.7%였다.

캐터필러의 급등은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술주뿐 아니라 산업재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산업재 기업들이 인공지능 AI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장비와 전력 설비,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AI 수요의 간접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분석업체 김미크레디트의 캐럴 레번슨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 보고서에서 "캐터필러의 전력·에너지 부문이 갈수록 회사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설비투자가 늘면서 대형 피스톤엔진과 터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우주·방산 전문가 스티븐 레번슨에 따르면 전력·에너지 부문은 현재 캐터필러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는 캐터필러의 주력 사업인 건설장비 부문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산업재 전반의 주가도 강세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 내 산업재 업종은 올해 들어 17% 넘게 올랐다. 2026년 들어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상승률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상반기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테마 ETF 운용사 테마ETF의 크리스 세머넉 투자책임자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난 5년간 투자 기회는 도로와 교량 등 기반시설 건설에 집중됐지만, 이제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투자 수요가 다른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머넉은 미국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캐터필러와 GE버노바의 사상 최대 수주 잔액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캐터필러의 분기 주당순이익이 2029년까지 최소 1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힘입어 전력·에너지 부문 매출이 22% 늘었고, 수주 잔액은 사상 최대인 627억달러로 불어났다. 다만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를 앞질렀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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