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 본격 착수

2026-06-24 13:00:24 게재

‘훈격 조정’ 대신 추가 포상 검토 … 행적불명 독립운동가도 적극 포상

정부가 새롭게 발굴된 자료와 연구 성과를 토대로 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기존 훈격을 조정하는 대신 추가로 확인된 공적에 대해 새로운 포상을 부여하고, 해방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아 포상에서 제외됐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서훈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와 심사기준 공청회에서 이종찬 광복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보훈부는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공적 재평가와 포상 심사기준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평가 방안을 공개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공청회를 준비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들었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는 취지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기존 훈격을 상향 조정하는 대신 신규 포상을 통해 추가 훈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동일 공훈심사과장은 “현행 상훈법상 동일 공적에 대한 중복 수여가 금지돼 있어 새롭게 발굴·확인된 공적을 추가 평가해 새로운 포상을 부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재평가 대상은 심사 당시 관련 연구와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1970년대 이전 대통령장(2등급)과 독립장(3등급) 수훈자를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김동삼 김상옥 박은식 이동녕 이상설 이상재 나철 박상진 원심창 이상룡 최재형 호머헐버트 등 12명이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공청회에서는 해방 이후 행적이 불분명해 포상받지 못한 독립운동가 약 3800명에 대한 기준 완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경목 충남대 교수는 “광복 이후 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해 결격 사유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포상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30여년간 여덟차례 서훈 신청이 보류된 동농 김가진 문제도 다시 거론됐다.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독립운동가들이 최고의 독립운동 선배로 예우했던 인물을 무슨 근거로 독립유공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백범 김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서훈심사를 했다면 동농에 대한 거부가 있었겠느냐”며 보훈부의 기존 서훈 보류 사유를 반박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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