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책임 공방…“파산만은 막아야”
MBK·메리츠, 회생자금 충돌 격화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회생의 열쇠인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확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홈플러스와 일반노조는 “파산만은 막아야 한다”며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매장 축소와 슈퍼마켓 사업부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진행했지만 운영자금 고갈로 최악의 자금난에 직면했다”며 “이달 말까지 자금이 조달되지 않으면 파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요청한 상태다. MBK는 이 가운데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이행을 위해 임금과 상품대금 지급, 영업 정상화, 구조조정 비용 등에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회사측은 상품 공급이 정상화돼야 매출 회복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와 일반노조는 “메리츠는 64개 매장을 담보신탁으로 확보하고 있어 파산 시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우선 회수할 수 있다”며 “회생보다 청산이 더 유리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래처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일반 채권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며 정부의 중재와 지원을 촉구했다.
회생 논의는 자금 조달 방안보다 책임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메리츠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회생의 책임은 정부도, 메리츠도 아닌 MBK와 김병주 회장에게 있다”며 재산 공개를 요구했다. 또 “사안의 핵심은 돈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책임을 질 의사가 있느냐의 문제”라며 “홈플러스를 살리기 위해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이미 입금했다”고 밝혔다.
특히 “14조원 자산가인 김병주 회장이 왜 1000억원 보증을 하지 못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대주주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MBK는 “논의의 핵심은 김병주 회장의 재산 규모가 아니라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 운영자금”이라고 반박했다.
MBK는 “이미 약 4000억원 규모의 재정적 부담을 감당하고 있으며 메리츠가 2000억원을 지원할 경우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의사를 수차례 전달했다”며 “재산 공방보다 회생을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가 나타난다. 홈플러스 일반노조가 메리츠의 자금 지원을 촉구한 반면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정부가 오는 29일까지 청산인지 회생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 공방이 격화할수록 정작 피해는 협력업체와 입점 상인, 노동자,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특히 회생이 무산될 경우 협력업체와 납품업체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점 상인들도 영업 차질을 피하기 어렵고, 회생 신청 직전 판매된 전단채(ABSTB) 투자자들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
홈플러스 회생 논의의 핵심은 결국 2000억원이다. 회생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자금 조달 해법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