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은 팔고 채권은 담았다
주가 급등에 차익실현 … 올해 누적 순매도 114조
채권은 2개월 연속 순투자, 국채·장기채 중심 투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증시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며 주식을 5개월 연속 순매도한 반면 채권시장에는 2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갔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누적 순매도 규모는 114조226억원에 달했다.
반면 상장채권에는 9조306억원을 순투자해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 간 자금 흐름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이 같은 기조는 더 뚜렷했다. 외국인은 상장주식 47조19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상장채권은 11조7150억원을 순매수하고 2조9240억원을 만기 상환 받아 8조7910억원을 순투자했다.
채권 투자 자금은 국채와 장기채에 집중됐다. 국채에 9조8890억원을 순투자한 반면 특수채와 회사채에서는 자금을 회수했다. 잔존만기별로는 1~5년물에 7조180억원, 5년 이상 장기채에 4조3040억원을 순투자하고 1년 미만 단기채에서는 2조5300억원을 회수했다. 안전성과 금리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와 중·장기물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에서 국가별 순매매를 보면 미국이 지난달 28조8610억원을 순매도해 가장 큰 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캐나다도 4조271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노르웨이는 2조2930억원, 홍콩은 2조130억원, 프랑스는 980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미국의 경우 5월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이 1188조원으로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41.7%를 차지하는 최대 투자국이다. 보유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도 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유럽은 903조9000억원(31.7%), 아시아는 397조5000억원(13.9%)의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를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라기보다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 따른 리밸런싱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국가별·자산별 투자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주가가 크게 오른 시장에서는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 유동성보다는 중장기 안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채에 9조8890억원을 순투자하고 잔존만기 1~5년물과 5년 이상 장기채를 중심으로 자금을 늘린 반면, 1년 미만 단기채와 회사채에서는 자금을 회수했다. 보유 채권의 94.7%는 국채였고, 잔존만기별로는 5년 이상 장기채 비중이 45.9%로 가장 컸다. 주식시장에서는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국채와 장기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