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복지국가는 한국의 미래인가
스웨덴 알메달렌서 ‘한국포럼’ 개최
북유럽도 이민 확대 등 도전에 직면
“북유럽 복지국가는 한국의 미래인가, 아니면 한국은 북유럽 이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가?”
한국의 시민단체와 청년 정치인 등이 북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인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축제’에서 던진 질문이다.
주제 발표를 맡은 박동완 재정주권시민행동 공동대표는 “한국사회는 30년간 북유럽 복지국가를 이상적인 모델로 삼아 왔지만 그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북유럽 역시 이민 확대, 사회통합, 복지 지속가능성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복지국가의 기반인 사회적 신뢰가 시험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도 저출산·고령화·이민 확대라는 비슷한 문제를 맞이하고 있다”며 “북유럽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배우고 한국 현실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찾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여러분이 50년에 걸쳐 지나온 질문들이 지금 한국의 문 앞에 와 있고 반대로 한국이 지난 30년 동안 겪어 온 어떤 변화들은 여러분께 새로운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저는 한국과 북유럽이 서로에게 그런 거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복지국가의 핵심은 ‘신뢰’에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는 단순히 세금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공동체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가 있으면 복지는 지속될 수 있으나 신뢰가 무너지면 복지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패널들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권위향 광명시 자치분권과장은 “복지는 권리이면서 동시에 책임이어야 한다”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일하고, 세금을 내고, 지역사회 활동에도 참여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국가의 미래는 ‘복지예산’이 아닌 ‘신뢰예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국민과 정부 사이의 신뢰, 기존 주민과 이민자 사이의 신뢰, 그 신뢰가 쌓일 때 복지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미(전남 강진군의원) 더민주청년혁신회의 상임대표는 외국인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국의 외국인 정책은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앞으로는 외국인을 함께 살아갈 시민으로 준비시키는 사회통합 정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권리와 책임이 함께하는 공정한 이민정책 구축 △다문화 사회를 준비하는 미래세대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스웨덴 방문객들도 현장에서 나눠준 발제문을 보며 한국포럼 토론 내용에 귀를 기울었다.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60대 한 남성은 “토론문에 나온 것처럼 올해 9월 총선이 열리는데 ‘난민’ 문제, 전쟁 위기에 따른 국방·안전 강화, 교육 문제, 복지의 지속가능성 등이 현안이 되고 있다”며 “당장 7월부터 대중교통 요금 할인 정책이 시행되는데 재원 대책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부스에선 토론회에 앞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진호 경기 의정부시의원이 만든 ‘시민재정시스템’, 시민과의 동행으로 일군 광명시 자치분권의 결실과 미래, 전국 지방정부 예산을 한눈에 보여주는 ‘김보미.com' 등의 사이트 시연 및 홍보물 배포가 이뤄졌다.
스웨덴 고틀란드 비스뷔 =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