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반도체 투자 놓고 여야 ‘관치경제’ 공방
국힘 “대통령이 호남 가라 압박한다”고 공격
민주 “지역 갈등 조장하는 망상”이라고 반박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는 ‘전남광주 반도체 투자 계획’을 놓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압박한 전형적인 ‘관치 경제’라고 공격한 반면 민주당은 기업의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마저 정쟁 도구로 일삼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6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비롯해 충청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영남권 피지컬 AI 등 거점별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1000조원 정도로 추산된 이번 결정에 대해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더 나은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열쇠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공정한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삼성전자와 SK그룹의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계획만 콕 집어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2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니가 가라 호남’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모든 산업 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반도체 하나만이라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꿔야 할 산업인데도 정권의 목적에 의해 ‘팔 비틀기식’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은 정부의 반도체 투자 논의에 반발해 청와대에 항의서한까지 전달했다. 의원들은 항의서한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산업 정책이 정치적 논리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근거 없는 정치 공세를 일삼는다고 반박했다.
안도걸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투자를 두고 선거용 정치 공학, 관치 경제라고 주장하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번 투자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경제적 판단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양부남 국회의원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미국과 일본 정부도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중요한 투자 결정을 정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 주장처럼 일본 정부는 지방 소도시 구마모토에 4조원 정도를 지원해 대만 TSMC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마이크론 아이다호 공장에 61억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경제를 정치 공세의 도구로밖에 못 보는 국민의힘은 국민과 미래를 고려해 경제를 보라”면서 “정부에 성찰을 요구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편협한 수준에 대한 성찰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