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에 다시 막힌 호르무즈 해협

2026-06-26 13:00:04 게재

IMO 대피 통로 중단

미국-이란 합의 시험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해협 재개방과 60일 휴전에 합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화물선이 공격을 받으면서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내기 위해 마련한 대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25일 오만 해안 인근을 지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가 공격을 받았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는 화물선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박은 손상을 입었다. WSJ는 미국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당 선박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반면 IMO는 공격 주체를 밝히지 않았다.

공격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선박들에 이란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지 몇 시간 뒤 발생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과 통보하거나 조율하지 않은 새 항로가 발표됐다”며 “이 항로는 받아들일 수 없고 완전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또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자국 해군과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를 흔드는 첫 시험대가 됐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체결한 양해각서에서 60일 휴전 기간 해협을 단계적으로 다시 열고, 첫 30일 동안 기뢰 제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란은 상업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미국은 이란 항만 봉쇄 해제와 원유 판매 제재 완화에 나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IMO는 이번 주 이란, 오만, 미국 등과 협의해 오만 해안에 가까운 안전 대피 통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페르시아만 안에 100일 넘게 갇힌 선박들이었다. 그러나 공격 직후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선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항행 안전과 조율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로 명확한 상황이 확인될 때까지 대피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선박 운항도 다시 위축되고 있다. FT는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해 블루스타1, SG페가수스, 아즈마산, 오메가트레이더 등 최소 4척의 유조선이 25일 해협을 빠져나가려다 항로를 돌리거나 회항했다고 전했다. 해상정보업체 윈드워드는 5척이 유턴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5월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을 세우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자국 허가 아래 두려 하고 있다. 60일 휴전 기간에는 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향후 선박에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주 들어 선박 통행이 일부 회복되며 24일에는 70~80척이 해협을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윈드워드의 미셸 비제 보크먼 애널리스트는 해협 상황이 여전히 “취약하다”며 이번 위협이 통항 안전에 대한 초기 신뢰를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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