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대출도 증가추세…당국 ‘풍선효과’ 촉각
2022년말 이후 감소세에서 작년 증가 전환
대출잔액 13.1조, 이용자 73만명으로 늘어
금감원, 고·중신용자 영업 확대 가능성 주시
2022년말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던 대부업권 대출이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권 전체에 ‘빚투’ 열풍이 거센 가운데 금융당국은 1·2금융권 대출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3조14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054억원(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부 이용자는 70만8000명에서 73만1000명으로 2만3000명(3.2%) 늘었다. 반면 등록 대부업자는 8182개에서 7696개로 486개 감소해 업체 수는 줄었지만 대출 규모와 이용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출 증가는 대형 대부업자가 주도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년 새 8조474억원에서 8조6561억원으로 6087억원(7.6%) 늘었다. 특히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4조1477억원에서 4조6552억원으로 5075억원(12.2%) 증가했고, 이용자도 56만명에서 58만2000명으로 2만2000명 늘었다. 금감원은 조달금리 하락에 따른 신용대출 증가 등을 대출잔액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대부업 시장은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전체 대출잔액의 65.3%가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에 집중됐으며, 등록업체 감소도 대부분 개인 대부업자에서 나타났다. 개인 대부업자는 1년 새 578개 줄어든 반면 법인은 92개 늘었다.
대출 증가세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신용대출 잔액은 5조393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8% 증가했으며, 담보대출도 7조7472억원으로 4.4% 늘었다. 개인 신용대출금리는 18.8%로 1년 전보다 0.7%p 상승했음에도 신용대출 잔액은 10% 가까이 증가했다.
등록 대부업자의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13.9%로 2024년말(13.9%)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법인 신용대출 및 담보대출이 포함돼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개인 신용대출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대형 대부업자의 연체율은 10.2%로 전년말(12.1%) 대비 1.9%p 하락했다. 금감원은 “연체채권 매각 확대에 따른 연체잔액 감소 및 고·중신용자 대상 신규대출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고·중신용자 대상 신규대출 증가를 두고 은행권 대출규제로 대출 한도가 제한된 차주들이 대형 대부업체로 이동한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감원이 기존의 저신용층 신용공급 점검을 넘어 고·중신용자 대상 영업 확대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금감원은 고·중신용자 대상 영업이 확대될 경우 취약계층에 대한 신용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저신용층 대출 취급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주식투자 자금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 2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3조3363억원으로 3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5월 증가폭은 2021년 4월 이후 가장 컸으며,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도 지난달 말 43조253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출 수요 확대가 대부업권으로까지 확산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