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자원 모자란 구글, 메타 사용 제한

2026-06-29 13:00:05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기업고객 제미나이 사용량 제한

알파벳, 인프라 투자 확대

구글이 인공지능(AI) 연산 자원 부족에 부딪히며 메타의 사용량까지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시장의 승자가 결국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확보한 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검색과 클라우드, 자체 AI 반도체까지 가진 구글도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3월께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가 구매하려 한 제미나이 AI 모델 사용량을 모두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메타의 수요가 구글이 공급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메타 내부의 일부 AI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고 지연됐다고 FT는 전했다. 다른 고객들도 영향을 받았지만 메타만큼 큰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사기 탐지, 고객 지원, 광고, 코딩 등 내부 업무에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해왔다.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라마를 보유하고도 구글 모델을 쓴 것은 성능과 안정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용량 제한 이후 메타는 직원들에게 AI 토큰을 더 효율적으로 쓰라고 주문했다. AI 토큰은 모델이 처리하는 입력과 출력의 단위로, 사실상 AI 사용량을 재는 기준이다.

이번 일은 구글의 고민도 드러낸다. 알파벳 산하 클라우드 사업인 구글 클라우드는 1분기 매출이 200억달러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기업들의 AI 수요가 몰리며 성장률은 크게 높아졌지만,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으로 연산 자원 제약 때문에 더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문은 쌓이는데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그래서 구글은 투자를 더 늘리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를 1800억~190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투자의 중심은 데이터센터와 서버와 자체 AI 반도체 TPU다. 구글은 외부 고객에게도 TPU 접근을 넓히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 사례는 자체 반도체를 가진 기업조차 수요 폭증 앞에서는 병목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경쟁은 모델 성능 경쟁에서 연산 확보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더 좋은 모델을 만들어도 이를 돌릴 연산 자원이 부족하면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구글의 메타 사용량 제한은 AI 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이자, 빅테크의 실적 개선이 막대한 투자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경고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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