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미래 생존경쟁”…‘AI 생태계 설계국가’ 대전환

2026-06-30 13:00:01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재경부·산업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 공동 개최

구윤철 “전 분야 ‘X+AI’ 접목 위해 가용자원 총동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초혁신경제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민관합동 논의의 장이 열렸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은 30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요 관계부처 장관과 학계, 기업인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AI 대전환 시대, 대한민국 전략경제의 길’을 주제로 전략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4월 출범한 재경부 산하 ‘전략경제자문단’이 출범 두 달 동안 논의해 온 반도체 에너지 국방 우주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 정책과제를 대외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 참석, 박영선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재정경제부 제공

◆전 산업 접목과 ‘데이터 선순환’ 강조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반도체가 선전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 뒤를 이을 차세대(NEXT)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골든타임”이라며 “이 골든타임을 주도할 핵심 열쇠가 바로 인공지능(AI)”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술개발을 넘어 전 산업에 AI를 이식하는 구조적 전환을 주문했다.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은 모든 현실과 산업, 분야(X)에 AI를 접목하는 ‘X+AI’가 되어야 한다”며 “에너지 바이오 방산 등 각 분야 전문가가 AI를 이해하고, AI 전문가가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AI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생산하고 AI가 이를 학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이터 선순환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도 재확인했다. 구 부총리는 “실행의 속도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전날 발표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포함해 세제·재정·금융·규제·인프라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품국 탈피, AI 생태계 설계 국가로” = 박영선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조 발제에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냉혹한 현실과 기회를 동시에 짚었다. 박 위원장은 “전략경제는 대한민국이 단순히 AI 부품 제조국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AI 생태계를 직접 설계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국가생존전략”이라며 자문단 발족의 궁극적 지향점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AI 경쟁의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주목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GPU 숫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AI 생산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를 주도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가진 한국에게 오히려 거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생태계 설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한국형 AI 컴퓨팅 스택 구축 △산업 특화형 AI 에이전트 육성 △전력·데이터·클라우드·반도체·AI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AI 팩토리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의 재정정책 역시 소모성 지원을 넘어 미래 국가경쟁력을 창출하는 ‘투자’의 개념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AI 대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를 넘어 국가 전략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미래성장을 좌우하는 핵심과제”라며 향후 산업별 영향분석과 체계적인 정책연구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포럼에서 제안된 통찰력 있는 의견들을 기획예산처의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산업현장 핵심과제 쏟아져 = 이어진 세션 토론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 전문가들과 현장 기업인들이 참여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경제 선도기반: AI 인프라’를 다룬 세션 1에서는 김정호 KAIST 교수가 좌장을 맡아 미래 인프라의 핵심 요소를 점검했다. 이상기 DB하이텍 부사장은 연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SiC/GaN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을 언급하며 “양산팹 주도의 생태계 지원을 통해 국산 부품의 시장 진입과 소부장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서호 현대자동차 상무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새만금 수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할 친환경 수소 생태계 모델을 제시했다. 천정희 서울대 교수는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해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로 연산하는 ‘동형암호’ 기술의 정부 차원 도입 로드맵을 촉구했다.

‘전 산업의 AI 전환’을 주제로 한 세션 2(좌장 김성수 연세대 특임교수)에서는 공공과 첨단기술 융합이 논의됐다. 유승찬 연세대 교수는 한국의 풍부한 기초 건강검진 데이터를 표준화해 맞춤형 위험 예측 모델을 만들고 이를 수출 산업화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은 군사작전 패러다임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인프라, 하드웨어, 통신, 모델,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엮은 ‘국방 AI 풀스택(Full-Stack) 전략’을 통한 스마트 강군 육성을 주장했다.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스페이스디 CEO)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공간과 전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위성을 우주 공간의 고도화된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초연결 우주 AI 생태계’ 선점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략경제자문단은 이날 논의된 과제들을 바탕으로 정책 구체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AI 생태계의 고도화와 실질적인 구현 기술을 다룰 두 번째 포럼은 오는 7월 21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AI의 현재와 미래: AI Agent와 피지컬 AI’를 주제로 개최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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