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 대기자금 160조원…주가 상승 견인
개인들 고수익 확정하고 순환매 양상
신용매수 평가이익, 13년 만에 플러스
일본 도쿄증시를 떠받치는 개인투자자 대기자금이 역대 최대 수준에 달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 수익을 낸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증권계좌에 대기자금으로 놔둔채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전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자산운용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 증권계좌의 대기자금을 운용하는 머니리저브펀드(MRF) 잔액은 16조4477억엔(약 157조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 2월(16조7765억엔)에 육박했다.
이소가이 슌스케 SBI증권 디지털영업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 수익을 확정하고 있다”며 “그 자금을 다시 다음 투자처로 돌리는 순환매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서 6월 셋째주 개인투자자 매매대금은 매도와 매수 모두 주간단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닛케이평균지수도 지난 26일까지 연초 대비 38% 상승했다. 주식 매각에 따른 실제 확정된 이익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쓰이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계좌를 가진 고객 1인당 평균 실현이익은 올해 들어 5월까지 80만엔(약 76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55만엔) 이익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키옥시아를 거래한 투자자는 지난 5월 한달 평균 실현이익이 236만엔(약 2250만원)에 달했다.
MRF는 투자자 개인이 증권계좌에 새로 입금하거나 기존 주식의 처분으로 현금화하면 자동 편입된다. 특히 최근 인터넷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단주 거래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대기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되는 선순환을 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단주 거래’는 일본의 통상적 거래단위인 ‘100주단위 거래’로 인해 부담을 갖는 개인투자자의 장벽을 없애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케우치 고다이 라쿠텐증권 국내주식사업부 매니저는 “단주 거래 확산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키옥시아와 같은 비싼 주식의 주가상승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일본 개인투자자의 자금사정 개선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는 ‘신용평가손익률’이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로 매수한 주식의 평가손익률이 지난 19일 기준 1.47%로 평가이익 상태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용매수를 하면 일반적으로 이익이 나면 빨리 차익을 실현하지만 평가손실인 주식은 장기간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평가손익률은 보통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최근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아베노믹스 장세’였던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