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돌봄인력 부족’ 심화

2026-06-30 13:00:2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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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 “신기술 도입해야”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노년층은 급증하는 반면, 이들을 지원할 전문 돌봄 인력은 갈수록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대형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노인복지시설 설립 등 돌봄 산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인력 수급’이라는 과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정현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요양보호사 1인당 서비스 수요자 수준을 현재처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인력은 2033년 33만2000명, 2043년 9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요양보호사 1인당 돌봄 대상자는 1.5~1.9명. 2043년이 되면 이 수치가 3.7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정부의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대비 요양보호사 배치 비율 기준은 1명당 2.5명(2008년)에서 지난해(2025년) 2.1명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처우 개선 목소리가 높지만, 인구 구조상 물리적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요양보호사 업무는 노동 강도가 높은 반면 보수가 적어 대표적인 기피 업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젊은층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종사자의 대부분은 은퇴자 등 50~60대 중장년층이다. 향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후기 고령층(75세 이상)이 되는 시점에는 돌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반대로 인력 공급이 줄어드는 ‘공급 절벽’ 현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교육과 처우 개선이라는 전통적 대안 외에,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돌봄 현장에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해결책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다양한 신기술 활용이 제도권 내에 도입돼 운영 중이다.

일본은 치매 노인 배회 감지기, 자동 배설 처리 장치(배설 케어 로봇) 등을 현장에 공급했다. 국내에서도 독거 치매 노인이 주거지나 시설에서 일정 시간 거동이 없을 경우 지자체나 요양보호사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이 보급된 바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공적 장기요양보험 체계에 편입하거나 민영 치매보험 등으로 보조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일본 당국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요양시설이 신기술을 도입하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유인책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요양시설이 돌봄 로봇을 도입할 경우 비용의 최대 75%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동이나 입욕을 지원하는 로봇을 도입하면 대당 100만엔(약 952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가장 파격적인 혜택은 ‘인력 기준 완화’다. 로봇 도입후 돌봄의 질이 저하되지 않는다는 점이 검증되면 법정 인력 채용 기준을 낮춰준다. 물론 현장 종사자와 시설 운영자, 지방정부 간의 갈등도 존재한다. 로봇 도입으로 인한 인력 감축이 돌봄의 질 저하나 이용자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명확한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험연구원 송윤아 연구위원과 이소양 연구원은 ‘최근 돌봄인력 부족 대응을 위한 신기술 활용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돌봄 인력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신기술 활용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며 “돌봄 인력 부족과 중증 수급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요양시설의 신기술 도입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신기술 장비는 초기 도입비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및 교육 등 비용 부담이 커 중소규모 시설이 자체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자본력을 갖춘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운영하는 요양시설이 신기술의 ‘시험장(테스트베드)’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 대형 시설에서 실증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정·보완한 뒤 제도적 정책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유력하다.

연구팀은 “국가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보조금 지원 등은 도입 전 비용 효과성에 대한 정밀한 검증 설계를 선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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