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향한 세무조사…개혁 시험대 올랐다

2026-06-30 13:00:3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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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조사4국 투입 특별세무조사

정부 특별감사·경찰 수사 잇단 압박

국세청이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초 정부 특별감사와 경찰 수사에 이어 세무조사까지 진행되면서 농협을 둘러싼 감독이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농협법 개정과 감사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이번 조사가 농협의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혁의 시험대가 될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전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 조사요원을 투입해 회계장부와 세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농협중앙회는 2023년 11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만큼 약 2년 반 만에 다시 국세청 조사를 받게 됐다. 이번에는 통상적인 정기조사가 아닌 조사4국의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조사4국은 탈세와 회계 부정 등 조세범칙 혐의가 의심되는 사안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일반 정기조사와 달리 특정 사안의 세법 위반 여부와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국세청은 개별 세무조사의 대상과 범위, 조사 사유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올해 초 실시된 정부 특별감사 이후 이어지는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 등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특혜성 대출과 공금 유용, 방만한 예산 집행 등 위법 소지가 있는 14건을 수사 의뢰했다. 내부통제와 인사·조직 운영 전반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했다.

특별감사는 일부 임직원의 비위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앙회와 계열사, 회원조합의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당시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회계 처리와 예산 집행의 적정성 문제가 이번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실제 조사 범위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공금 유용 의혹과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또 농협 임직원의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중앙회 예산으로 대신 지급했다는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특별세무조사가 경찰 수사와 직접 연계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련 의혹을 둘러싼 관계기관의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 개혁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농협법 개정을 통해 중앙회 감사 기능을 외부 독립기구로 분리하고 중앙회장 직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감사의 독립성을 높여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조직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농협의 공공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협은 외부 감사기구 설치가 조직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기존 감사 조직과 기능이 중복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앙회장 직선제 역시 선거 비용 증가와 조직 운영의 비효율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농협은 감사위원회 독립과 중앙회장 직선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농협법 개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00여 개 농축협을 회원으로 두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를 거느린 농협그룹의 최상위 조직이다. 금융과 경제사업은 물론 농업인 교육·지원 등 지도사업도 총괄하는 만큼 중앙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은 농협 조직 전체의 신뢰와 직결된다. 이번 특별세무조사는 세무 문제를 넘어 조직 운영과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안팎에서는 조사가 장기화하거나 범위가 확대될 경우 지도사업을 비롯해 협동조합의 공익적 성격을 고려해 세제 특례가 적용되는 사업 전반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협동조합 사업은 일반 영리기업과 사업 구조, 회계 처리 방식이 다른 만큼 관련 비용과 사업 성과를 일률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일선에서는 조사 범위가 단위농협과 현장으로 확대될 경우 조사 사항에 대한 소명과 자료 제출 부담이 커지고 조직 내부의 긴장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관심은 국세청 조사 결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사법 절차는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농협 개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와 정부의 개혁 추진이 직접 연계됐는지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조사 결과와 농협법 개정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가 향후 농협 개혁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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