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규 칼럼
격화하는 자산 인플레이션과 점증하는 정책 위험
국토교통부가 6월 2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지정된 규제지역들을 확장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듣고 이른바 ‘풍선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부터 앞섰다.
자료를 검색하면서 먼저 눈에 들어 온 뉴스가 있어 읽는데 소름이 돋는다. 서울 성북구의 한 뉴타운에서 1순위 청약 국민평형(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16억원 초반에서 17억6000만원까지로 책정되었다는 것이다. 2022년 같은 뉴타운에 있는 초기 분양단지의 같은 평형대 분양가가 9억원대였다. 4년 만에 9억원대에서 17억원대로 분양가가 올랐다. 그것도 상대적으로 비인기지역(시장에서는 2급지 혹은 하급지로 불린다)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북지역이다.
분양가 상승은 하급지의 매매가격 상승을 정당화해 시장이 그 가격을 정상가격으로 수용할 것이고, 이는 다시 상급지 가격을 되먹여 밀어올리게 된다.
풍선효과에는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간 풍선효과도 있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규제지역내에서 진행되는 풍선효과다. 예를 들어 경기도 동탄은 그동안 비규제 지역으로서의 장점이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 서울과 경기도 내 기존 규제지역과 같은 규제를 받게 되면 “같은 규제지역인데 동탄보다 서울 영등포가 낳지 않겠어?” 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가 어렵다.
같은 규제 지역내 상하급지간 풍선효과가 무서운 것은 규제가 동일해 지면 차별적 규제의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시절 규제를 확장해 가면서 규제의 초기효과가 빠르게 소멸하고, 그것이 또 다른 규제를 불러 오고 또 규제효과가 더 빠르게 사라지고 했던 경험을 지겹게 했었다.
주식과 부동산은 하나의 통합된 자산시장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온 정부이기에 출범시 기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피 5000’을 내세워 부동산보다 투자할 만한 금융투자수단을 제공해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고 전환하겠다는 정책 구상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하나의 통합된 자산시장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며 한쪽은 가라앉히고 다른 쪽은 일으켜 세운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국면에서 전체 유동성이 제한되어 있다면 유동성 수급의 쏠림에 의해 그렇게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유동성마저 넘친다. 한쪽으로 쏠리면 쏠리는 쪽의 수익률은 내려가고 다른 쪽의 수익률은 올라가는 힘이 작용하므로 한쪽만 육성한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과거 1998년 9월에 제정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이전까지만 해도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상당 정도 분리되어 대체 투자처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률 이후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하나의 자산시장에 묶이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동산 투자 수익을 소액 투자자들이 누릴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2001년 7월에 제정한 ‘부동산투자회사(REITs)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동산에서 얻는 수익이나 주식에서 얻는 수익이나 구별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곧 주식투자 수익이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쏠려 나올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을 들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부동산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특성이 있는데 어떻게 투자 수익률이라는 기준으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가라는 반론이다. 당연히 동의할 수밖에 없는 반론이다. 그러나 현재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시장은 거의 완벽한 실수요자 중심시장이다. 실수요자가 곧 동학개미 투자자다.
정부는 2025년 6.27, 9.7, 10.15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올해도 1.29 대책까지 서울 및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이를 통해 투기적 수요는 거의 차단했고, 남은 것은 임대업에 대한 세금규제 등 찌꺼기 청소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 다음달에도 세제와 금융 및 공급대책을 담은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최후’의 수단이라고까지 말했던 세금으로 집값 잡기를 강행할 모양이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지금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시장이다. 어떤 정부도 실수요자와의 전쟁을 시작해서는 안된다.
어떤 정부도 실수요자와 전쟁해서는 안돼
한국은 흔히들 이야기하듯이 “저축의 시대”로부터 “투자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자산축적’에 목말라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것 때문에 현 정부도 청년 자산형성 정책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바른 정책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산시장으로 통합해서 보고 어떻게 버블과 폭락을 최소화하면서 지속적으로 균형을 맞춰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