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한마디에 인공지능주 흔들렸다
초과 연산 판매 추진
코어위브·반도체 흔들
메타플랫폼이 인공지능(AI) 연산 능력을 외부에 파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하면서 AI 투자 관련주가 흔들렸다. 그동안 시장은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공급이 부족하다는 전제 아래 코어위브 같은 AI 클라우드 기업과 반도체주를 사들였다. 그런데 메타가 남는 연산 능력을 팔 수 있다는 신호를 내자 “생각보다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AI 연산 능력과 AI 모델 접근권을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 경쟁하는 사업이다. 메타는 자체 AI 연산망에 올라간 여러 AI 모델을 개발자에게 제공하거나,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 기업처럼 원시 연산 능력 자체를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사업은 메타 내부의 ‘메타 컴퓨트’ 계획의 일부로, 산토시 자나단 메타 인프라 책임자, 대니얼 그로스 메타 슈퍼인텔리전스랩스 임원, 디나 파월 매코믹 메타 사장이 이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은 메타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메타가 수천억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어떻게 회수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외부 판매가 새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 주가는 뉴욕 장중 9% 넘게 뛰었다. 반대로 AI 연산 임대업체 코어위브는 한때 14%, 네덜란드 AI 데이터센터 기업 네비우스는 17%까지 급락했다. 메타가 고객이 아니라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반도체주 하락도 같은 논리다. 최근 반도체 랠리의 핵심은 “AI 기업들이 계속 더 많은 GPU와 메모리를 사야 한다”는 기대였다. 하지만 메타가 초과 연산을 팔 정도라면, 앞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쉽게 말해 지금까지는 GPU와 메모리를 파는 쪽이 가격 결정력을 가졌지만,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공급자가 늘면 그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엔비디아 같은 AI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기업,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 기업의 성장 기대가 동시에 낮아진다.
다만 블룸버그는 주요 AI 개발사들의 연산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에도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에 수백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수요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와 가격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빅테크가 계속 같은 속도로 설비투자를 늘릴 것인가”, “초과 공급이 생기면 임대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가”를 따지기 시작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주주 통화에서 외부 판매 가능성을 이미 열어뒀다. 메타의 계획은 아직 개발 단계이며 바뀔 수 있지만, 이번 보도만으로도 AI 연산 부족을 전제로 올랐던 코어위브와 반도체주에는 부담이 됐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