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정보 규제, 공론장 시험대

2026-07-03 13:00:31 게재

개정 정보통신망법 7일 시행 … 온라인 신뢰와 표현의 자유 균형이 과제

오는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온라인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본격화된다. 정부는 허위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온라인 공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지만, 표현의 자유 위축과 플랫폼의 과잉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허위정보 대응과 표현의 자유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법 시행 이후 온라인 공론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허위정보 규제 시행…적용 대상 확정 =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온라인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피해자 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1월 공포된 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7일부터 시행된다.

시행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 이용자 간 정보매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사업자를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규정했다.

카카오톡과 같은 폐쇄형 개인 간 대화 서비스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오픈채팅처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형 서비스는 포함될 수 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검색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중개 서비스는 제외됐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 외에도 다양한 이용자 간 정보매개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해 광고나 후원 등으로 수익을 얻은 일정 규모 이상의 게시자에게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대상은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최근 3개월 게시물의 월평균 조회 수가 10만회를 넘는 게시자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가중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대규모 플랫폼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운영정책 마련과 신고 처리 절차 운영, 투명성 보고 등의 의무가 부여된다. 신고자는 게시물 위치와 내용, 허위 또는 불법으로 판단하는 이유, 관련 증빙자료, 성명과 연락처 등을 제출해야 한다.

◆플랫폼·이용자 모두 ‘기준이 관건’ = 법 시행을 앞두고 플랫폼들도 대응 체계 마련에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등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운영정책과 내부 심사 절차를 정비하고 있다. KISO는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과 신고 처리 원칙 등을 담은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회원사들이 공통 기준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만큼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게시물을 보수적으로 처리하거나 신고가 집중될 경우 합법적인 표현까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플랫폼이 선의로 신고 콘텐츠를 처리한 경우 예측 가능한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도 우려와 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치·사회 관련 게시글을 삭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거나 댓글 작성을 자제해야 한다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단정적인 표현 대신 “~라고 주장한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꿔야 한다는 이른바 ‘7·7 극복법’도 등장했다. 3일 현재 정보통신망법 재검토와 관련한 두 건의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자는 합쳐 20만명에 육박하면서 제도 시행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언론계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성명을 통해 허위정보 대응과 표현의 자유는 함께 지켜야 할 가치라며 법 시행 전후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허위조작근절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표현의 자유와 피해 구제 조화가 핵심 = 정부는 이번 제도가 일반적인 의견 표명이나 정치적 주장을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정보의 반복 유통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제도가 온라인 공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허위·조작정보에 대응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플랫폼의 책임 있는 운영을 당부했다.

반면 방미통위 내부에서도 제도 취지와 별개로 시행 과정에서 과잉 집행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수영 위원은 사업자들이 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게시물을 지나치게 삭제하거나 이용자 신고가 남발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충분한 모니터링과 유연한 집행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허위정보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 역시 민주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할 기본 가치라고 지적한다. 특히 법 집행 과정에서는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예측 가능한 절차를 마련하고, 허위정보에는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하되 정당한 비판과 의견 표명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의 실효성을 확보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데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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